이익 줄이고 비용 부풀려 세금 빼돌린 혐의
EU, 스타벅스·피아트에 3000만유로 세금 부과
기업들 "합법적인 절세"
[ 임근호 기자 ] 세계에서는 지금 ‘숨바꼭질 세금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찾는 쪽은 각국 정부, 숨는 쪽은 다국적 글로벌 기업이다. 가장 최근 사례는 커피회사 스타벅스와 자동차회사 피아트다. 두 회사는 유럽연합(EU)으로부터 조세 회피 혐의로 수천만유로가 넘는 세금을 물게 될 전망이다. 기업들은 합법적인 테두리 내에서 이뤄진 ‘절세’라고 주장하지만 정부는 거액의 이익을 내고도 각종 법적 허점을 이용해 세금을 거의 내지 않는 것은 ‘탈세’라고 규정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지난 21일 스타벅스와 피아트에 각각 최고 3000만유로(약 377억원)의 세금을 내라고 명령했다. EU는 네덜란드와 룩셈부르크 정부가 각각 스타벅스와 피아트에 적용한 조세 감면 규정이 불법적인 국가 보조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스타벅스는 네덜란드에서 지난해 4억700만유로(약 5112억원)의 세전 이익을 냈다. 하지만 세금은 1%가 안 되는 260만유로(약 32억원)에 불과했다. 이익은 해외로 보내고, 비용은 늘린 것이 비결이다. 2001년 스타벅스는 榴劾促?암스테르담에 유럽 본사와 로스팅 공장을 세웠다. 영국엔 ‘알키’라는 이름으로 유럽 법인의 지식재산권을 관리하는 회사를 세웠다. 네덜란드의 유럽 본사는 알키에 매년 로스팅 방법에 대한 브랜드와 기술 로열티를 지급했다.
벌어들인 이익을 로열티 형태로 알키에 보내는 한편 네덜란드 본사는 스타벅스의 스위스 법인으로부터 원두를 수입하는 과정에서 20% 비싼 가격에 이를 구입하면서 비용 지출을 늘렸다.
피아트 역시 룩셈부르크에서 비슷한 방식으로 세금을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들도 할 말이 없는 것은 아니다. 기업 유치를 위해 경쟁적으로 먼저 세금을 깎아준 것은 각국 정부이기 때문이다.
아일랜드 정부는 지난 14일 정보기술(IT) 법인세율을 12.5%에서 6.25%로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미국 법인세율(최고 35%)의 5분의 1 정도에 불과하다. 글로벌 IT기업을 유치하기 위한 ‘당근’이다. 일본은 올해 32%대인 법인세율을 2017년부터 20%대로 인하하기로 했고, 영국도 2011년 26%였던 법인세율을 올해 20%로 내린 데 이어 2020년까지 18%로 추가 인하하기로 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한경닷컴 바로가기] [스내커] [슈퍼개미] [한경+ 구독신청]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