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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량진 수산시장, 현대식 건물로 이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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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릿한 생선냄새·왁자지껄한 흥정…정 가득했던 도심속 전통시장

44년 만에 '추억 속으로'
내달 첨단 유통도매시설 이전…노후 시설, 쾌적한 공간으로
옆 부지엔 복합리조트도 추진

수산시장 '마지막 축제'
수산물 싸게 사고 모의 경매…주말 이틀간 인파 25만명 몰려



[ 강경민 기자 ]
주말인 지난 24일 오후 7시께 서울 노량진동 노량진수산시장. 시장 입구로 들어가려는 긴 자동차 행렬 탓에 인근 노들길은 주차장을 방불케 했다. 시장 안은 손님을 한 명이라도 더 받으려는 상인들의 호객 행위와 가격 흥정으로 시끌벅적했다. 시장 한쪽 식당에서는 금방 사온 생선회와 대게 등을 들고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이런 광경과 함께 비릿한 생선 냄새와 하수구에서 풍기는 메케한 냄새, 시장 바닥에 고여 있는 웅덩이 물 등은 노량진수산시장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 그대로였다. 그러나 연말부터는 이런 시장의 모습을 더 이상 찾아볼 수 없게 된다. 현 노량진수산시장이 다음달 완공되는 지하 2층~지상 6층 규모의 첨단 수산물 도매유통 시설로 이전하기 때문이다.

노량진수산시장의 전신은 1927년 서울역 인근 중림동에 문을 연 경성수산이다. 국내 최초로 형성된 수산물 도매시장이었다. 이곳에 있던 수산시장이 노량진으로 옮긴 것은 1971년. 농수산물유통공사의 자회사인 한국냉장이 아시아개발은행 차관으로 노량진에 도매시장을 조성했다. 이후 2001년까지 민간 회사가 번갈아 운영하다가 2002년부터 수산업협동조합이 인수해 운영하고 있다.

노량진수산시장은 종사자 2000여명, 하루 평균 이용인원 3만여명에 이르는 국내 최대 규모의 수산물 전문 중앙도매시장으로 자리 잡았다. 전국에서 모인 각종 수산물이 새벽부터 진행하는 경매에서 팔려 전국 각 시장으로 가고 있다. 시장에서는 싱싱한 생선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하지만 시장 개설 40년이 지나 시설 노후화에 따른 고비용, 저효율 문제가 부각돼 2012년 12월 현대화사업이 시작됐다. 사업비는 총 2024억원이 들어갔다. 이달 말 완공되는 연면적 11만8346㎡ 규모의 첨단 수산물 도매유통 시설에는 현 수산시장의 점포들이 대부분 입점할 예정이다.

지하 1~2층에는 냉동창고·가공처리장, 지상 1층에는 경매장 및 소매점, 2층에 식당과 시장홍보관, 3~4층에 주차장, 5층에 옥상 정원 등이 각각 들어선다. 익숙한 전통 수산시장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지만 주차장 등 부대시설이 편리하고 쾌적한 환경이 조성돼 지금보다 더 많은 고객이 몰릴 것으로 시장 상인들은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수협은 노량진수산시장 옆 부지에 카지노와 면세점을 제외한 대형 복합리조트 개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노량진 도매시장과 함께 호텔, 컨벤션, 해양수산테마파크, 쇼핑시설 등이 들어서 서울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전망이다.

동작구(구청장 이창우)와 수협노량진수산(주)은 노량진수산시장 이전을 기념해 24일과 25일 이틀 동안 수산물 축제인 ‘제5회 도심속 바다축제’를 열었다. 지난해 축제 때 인원(10만명)의 두 배가 넘는 25만명이 수산시장을 찾았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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