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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영화·문학·출판계의 문화권력…대한민국을 '못생긴' 나라로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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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 문화권력은 존재하는가…'좌편향'의 함정



문화평론가 조우석은 최근 ‘한국 문화권력 3인방’을 규정하고 비판해 논란을 빚었다. 한국경제신문 정규재TV ‘돌강(돌직구 강의)’ 시리즈에 출연한 그는 10회에 걸쳐 3인방이 누구인지와 실제 영향력은 얼마나 되는지를 강의했다. 그가 뽑은 3인방은 백낙청, 조정래, 리영희였다. 3인방은 1970~1980년대라는 시대가 만들어낸 인물들이지만, 좌편향 민중사관을 퍼뜨리는 숨은 신(神)이라는 것이 강의 주제였다. 우리 문화계에 팽배한 좌편향 민중사관은 반외세, 민중계급혁명, 민족주의를 근간으로 한다. 문화 영역별로 살펴보자.

영화…착한 우리, 나쁜 외세

영화 ‘웰컴투동막골’은 영화계에서 좌편향 논란을 일으킨 1호작으로 평가된다. 케이블 TV에서 기회있을 때마다 재방영되는 이 영화는 2005년 개봉됐다. 누적관객 수가 640만명을 넘었을 만큼 인기를 모았다. 영화에서 미국은 민간인을 살상하는 반인간적인 나쁜 나라로 그려진다. 인민군 장교(정재영)는 의젓하고 멋지게 나온다. 국군장교는 폭력을 행사하고 군을 탈영한 인물로 그려진다. 주인공인 인민군과 국군이 힘을 합쳐 미군과 UN군을 공격하고 때려 부순다.

영화적 상상력과 표현의 자유를 인정한다 하더라도 무리한 설정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친북, 반(反)대한민국, 반외세 구도다. 우리 민족끼리 미군을 때려부수는 설정은 당시 국군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우리 민족은 착한데, 미국 등 UN은 나쁘다는 이분법이며 전형적인 친북 성향이다.

영화 ‘괴물’은 한강에서 야수가 나온다는 이야기다. 주한 미군이 독극물을 방류해서 괴물이 생기고 한강변에 나들이 나온 시민들이 희생된다. 이 영화에선 미군이 딱 한 명이 짧게 등장한다. 무리한 설정이며, 이것이 주는 반미 이미지는 영화 전체를 관통한다. ‘미국은 나쁘다’다. 미국 좌파 영화계에서도 이런 수법은 자주 등장한다.

미국의 한 감독은 “좌파 주제와 이미지를 심는 데 필요한 시간은 전체의 5%면 충분하다”고 말한다. “우리 영화계는 이런 논리에 따라 지난 10년간 작품마다 5%의 좌파 코드를 심었다”고 조우석은 비판했다.

영화 ‘화려한 휴가’는 광주민주화 운동을 다룬다. 적잖은 평론가들은 이 영화가 거짓의 덩어리라고 혹평했다. 시민들이 도청 앞에서 도열하고 애국가를 부르는데 공수부대가 조준사격을 하는 장면은 과장과 거짓의 극치라는 지적이다. 관객들은 영화의 기법에 현혹돼 그 장면을 완전한 사실로 받아들인다.

이후 영화 ‘국제시장’ ‘명량’ 등 좌편향 코드에서 벗어난 작품이 인기를 끌자, 기존 영화권력들은 “고리타분한 이야기를 영화화 할 것까지 있나” “이순신을 동원한 애국주의 주입”이라며 비난부터 했다. 두 영화는 대한민국의 성공을, 대한민국을 지킨 이순신을 그린 지극히 평범한 영화였다. 두 영화가 역대 1, 2위의 관람객수를 기록한 것은 좌편향 영화, 즉 대한민국을 부정적으로 그려온 영화에 대한 반작용이라는 평이 많았다.

문학…대한민국은 혁명대상

백낙청은 1980년대 ‘창작과 비평’을 발간하면서 한국 지성계를 키웠다는 평가를 받은 인물이다. 하지만 참여시인 김지하는 백낙청이 한국문화 전통에 대해 잘 모르면서도 한국문학계에서 심판 노릇을 한다고 비판한다.

김지하는 또 조선일보 칼럼에서 백낙청을 독거미풀, 독초, 쑥부쟁이라고 거듭 비판했다. 백낙청은 헌법재판소에 의해 해산된 사회주의 노선의 통진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의 연대를 뒤에서 성사시킨 인물로 알려져 있다. 김지하가 백낙청을 비판하자 백낙청을 따르던 한국작가회의는 김지하를 제명시키려 했다. 하지만 백낙청 등은 김지하를 정면에서 반박하지도 제명하지도 못했다.

‘태백산맥’을 쓴 조정래도 문학계의 좌편향 권력이라는 비판을 듣는다. 작품을 써내는 치열함은 존경의 대상이지만 그의 시각은 비판의 대상이 돼야 한다는 게 평론계의 지적이다. 조정래는 1991년 좌담회에서 ‘소설 속에서 혁명의 의지를 재충전하는 의지를 사회주의자의 모습을 통해 그렸다. 사회주의자들이야말로 순수하고 진정성을 가졌다’고 말했다. 옛소련과 동유럽 국가를 보면 사회주의의 결말이 얼마나 허무한지 알 수 있음에도 이를 외면하고 미화한 것이다.

북한 핵무기를 옹호한 리영희는 “남쪽 은 외세에 의존해 그런대로 성공했고 북쪽은 자력갱생으로 동포애가 넘치는 순박한 사회를 실현했다” 고 말해 친북논란을 빚었다. 교과서 출판업계에도 문화권력이 존재한다. 대한민국의 역사를 우리 사회의 구성원리에 따라 기술한 교학사 교과서의 보급을 원천 차단했다. 우파 문화권력과 국가문화 권력이 존재한다면 이 역시 비판 받아야 함은 물론이다.

고기완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dad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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