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배터리 전시회
삼성SDI, 두께 0.3mm 스트라이프·밴드형 출품
LG화학, 위아래 접히는 와이어 스타일 공개
[ 김현석 기자 ] 배터리가 천처럼 얇고 매끈하다. 옷에 꿰맬 수 있을 정도다. 시곗줄처럼 맘대로 휘어지는 배터리도 있다. 시곗줄이 배터리가 되면 스마트워치를 더 얇게 제작할 수 있다.
2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막한 인터배터리 전시회에 출품된 배터리들이다. 배터리가 웨어러블 시대에 맞춰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인체의 곡선을 따라 휘어지고 가벼우면서도 용량은 최대한 높였다. 배터리가 있는 줄 의식하지 않고 스마트워치와 스마트글라스, 스마트슈트 등을 오랜 시간 충전 없이 쓸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게 배터리 회사들의 목표다.
○배터리가 여는 자유로운 세상
소형 배터리 시장 세계 1위 업체인 삼성SDI는 ‘스트라이프(stripe) 배터리’와 ‘밴드(band) 배터리’를 20일 공개했다. 스트라이프 배터리는 두께가 0.3㎜로 얇고 섬유처럼 자유자재로 휠 수 있다. 목걸이, 헤어밴드, 티셔츠 장식 등으로 만들 수 있으며, 등산복에 붙여놓으면 야간에 발광한다. 밴드 배터리는 기존 스마트워치 시곗줄에 적용하면 용량을 50% 이상 薦?수 있다. 사람 손목 둘레 수준의 곡률 범위 내에서 5만번 이상 굽힘 테스트를 해도 정상 작동할 정도로 견고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전기차용 배터리 세계 1위 업체인 LG화학은 ‘와이어(wire) 배터리’를 공개했다. 2013년 세계 최초로 개발한 전선 형태의 배터리를 응용해 만든 제품으로 위아래로 접을 수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밴드형 와이어 배터리를 시곗줄로 활용하면 스마트워치 안에 배터리를 내장하지 않아도 돼 다양한 디자인을 구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배터리의 진화는 어디까지
1800년 이탈리아인 알레산드로 볼타가 아연판을 묽은 황산에 담근 뒤 도선으로 두 금속을 연결해 전기를 저장해 쓸 수 있는 장치를 고안했다. 배터리의 시작이다. 이를 계기로 인간은 전깃줄에 묶이지 않는 자유를 꿈꿀 수 있게 됐다. 전지산업이 한 단계 진화한 건 1859년 충전할 수 있는 2차전지의 탄생이었다. 10여년 뒤 프랑스의 르크랑셰가 휴대용 ‘르크랑셰전지’(망간전지)를 개발하면서 배터리는 대중화되기 시작했다. 이후 지금도 쓰이고 있는 납축 배터리가 등장해 20세기 초반부터 중반까지 2차전지 시장을 휩쓸었다.
1960년대에 등장한 니켈카드뮴 배터리는 납축전지와 달리 작고 가벼워 전동공구 등 소형 휴대기기 영역을 점령했다. 하지만 수명이 짧고 용량이 적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를 보완한 게 소니가 1991년 양산에 성공한 리튬이온 배터리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납축 배터리에 비해 유해물질이 적고, 같은 용량을 기준으로 크기와 무게를 4분의 1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 또 응용된 리튬폴리머전지는 젤 형태로 말랑말랑하게 만들 수 있어 전자제품의 두께나 부피를 줄이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학계는 앞으로 배터리가 세 갈래로 진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첫 번째는 리튬공기전지 등 획기적인 소재가 상용화돼 배터리 용량이 대폭 늘어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연료전지 등이 배터리를 대체할 것으로 보는 견해다. 세 번째는 무선충전 기술이 발달하면서 배터리 용량이 문제가 되지 않는 시대가 올 수 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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