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평등이 경제성장 동력"
소비·빈곤·복지분석 공로
[ 김유미 기자 ] 올해 노벨경제학상은 ‘경제성장의 힘’을 집중 조명해 온 앵거스 디턴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70·사진)에게 돌아갔다. 자본주의와 성장이 인류를 어떻게 궁핍에서 벗어나게 했는가를 역설한 ‘위대한 탈출(The Great Escape·한국경제신문 펴냄)’의 저자로 유명하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12일 “소비와 빈곤, 그리고 복지 분석에 대한 공로를 인정해 디턴 교수를 수상자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미시경제학과 보건경제학 분야의 석학인 앵거스 디턴 교수는 프린스턴대에서 공공정책을 전문으로 연구하는 우드로윌슨스쿨의 석좌교수도 맡고 있다. 그가 개발한 수요측정 방식은 자본주의 경제의 소비자행동과 빈곤현상을 분석하는 데 핵심적인 수단으로 자리잡았다.
최근 들어 불평등이 세계적 화두가 되면서 그의 분석은 더욱 빛을 발했다. 그는 자본주의가 경제성장을 통해 그 어떤 시대보다 불평등을 줄이고 있다고 강조해왔다. 이는 토마 피케티 파리경제대 교수가 지난해 출간한 ‘21세기 자본’에서 “세습된 부가 빈부격차를 심화시켰다”고 주장한 것과 정반대다. 이보다 앞서 2013년 디턴 교수가 내놓은 ‘위대한 탈출’은 불평등이야말로 성장을 촉발했으며 세상은 역설적으로 평등해졌다고 설득력 있게 입증했다.
세계를 휩쓴 ‘피케티 신드롬’ 속에서 노벨위원회가 디턴 교수의 손을 들어준 것에 학계는 주목하고 있다. 고도성장을 이룬 뒤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 함정에 빠져 있는 한국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설명이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