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워치 고급화 통해 패션 아이템으로 진화
패션 브랜드 인재 영입·디자이너 협업 '활발'
[ 최유리 기자 ] 스마트워치가 명품 브랜드나 유명 디자이너 옷을 입고 고급화 경쟁에 나섰다. 기술(Technology)에 고급스러움(Luxury)을 결합한 테크럭스(Techlux) 제품이 주목받으면서다. 정보기술(IT) 업계에선 직접 패션 브랜드의 인재를 영입하거나 유명 디자이너와 협업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 6일 화웨이는 유명 브랜드 포르나세티와 협력한 한정판 스마트워치를 선보였다. 포르나세티는 가구와 인테리어 소품 등을 생산하는 이탈리아 브랜드다.
한정판 스마트워치는 디스플레이에 주로 고급 시계에만 적용하는 사파이어 크리스탈 글래스를 입혀 충격에 잘 견디도록 했다. 포르세티 브랜드 특유의 문양인 유명 오페라 가수 리나 카발리에리 디자인을 넣어 클래식함을 표현했다.
글로리 장 화웨이 컨슈머 비즈니스 그룹 최고 마케팅 책임자(CMO)는 "깊은 역사를 자랑하는 포르나세티 브랜드와 협력하게 됐다"며 "화웨이가 혁신적인 기술과 디자인을 융합해 나가기 위한 첫 걸음"이라고 자평했다.
화웨이에 앞서 애플은 세계 岵?명품 브랜드 에르메스와 손잡고 '애플워치 에르메스'를 내놨다. 지난 4월 출시된 기존 애플워치에 에르메스 디자인을 적용한 스트랩(시계줄)으로 멋을 더했다.
국내에선 지난 5일부터 해외 명풍 편집샵인 '분더샵 청담'과 에르메스 플래그십 매장인 '메종 에르메스 도산 파크' 두 곳에서만 판매 중이다.
가격은 145만~199만원으로 고가이지만 국내 출시 물량은 거의 소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인뿐 아니라 유명 연예인의 구매 행렬도 이어졌다는 후문이다.
LG전자도 내달 'LG워치 어베인'의 고급 모델인 'LG워치 어베인 럭스' 판매를 본격 시작한다.
23K 금을 시계 몸체에 입히고 고급 악어가죽 소재의 스트랩을 적용했다. 전문 세공인들이 약 50단계의 공정을 거쳐 만들었다.
희소성을 더하기 위해 고유 시리얼 번호를 새겼다. 500개 한정판으로 제작된 LG워치 어베인 럭스는 미국 유명 보석 체인인 '주얼러스'를 통해 판매한다. 가격은 한화 140만원(1200달러) 가량으로 LG워치 어베인(39만6000원)에 비해 3배 이상 비싸다.
스마트워치가 고급화 전략을 꾀하면서 제조업체와 유명 디자이너의 협업도 늘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애플이다. 직접 명품 브랜드 소속 임원 모시기에 나섰기 때문이다.
애플은 지난해 안젤라 아렌츠 버버리 최고경영자(CEO)를 영입한데 이어 올해 무사 타리크 버버리 소셜미디어 임원, 체스터 치퍼필드 버버리 디지털 리테일 부문 부사장을 데려왔다. 버버리뿐 아니라 입셍로랑, 루이비통 등 패션 브랜드 임원들을 맞아들였다.
삼성전자는 이탈리아의 세계적인 산업 디자이너인 알렉산드로 멘디니와 손을 잡았다. 삼성전자는 이달 중 멘디니와 협업한 '기어 S2 멘디니 에디션' 스트랩 4종(블랙, 다크브라운, 네이비, 블루블랙)을 선보일 예정이다.
화웨이는 오는 11일부터 '디자인 파워드 바이 화웨이(Design Powered By Huawei)'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디자이너와 예술가들을 끌어 모을 계획이다. 화웨이 워치의 새로운 디스플레이와 스트랩 디자인을 공모하기 위해서다.
업계 관계자는 "웨어러블 시장이 확대되면서 패션과 하이테크를 접목한 제품 출시가 늘어나고 있다"며 "스마트워치 역시 패션 아이템으로 럭셔리한 이미지를 확보하는 것이 제품 경쟁력에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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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리 한경닷컴 기자 nowhe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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