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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한의 일본 바로 보기] 한국인이 노벨 과학상을 받으려면 … 잘못된 ‘일본 인식’ 바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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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노벨상 받으려면, 잘못된 ‘일본 인식’ 바꿔야
일본의 다양한 강점 인정하고, 제대로 수용하자





노벨상 발표 시즌을 맞아 일본 열도는 연일 잔칫집 분위기다. 일본 대학의 연구자들이 5일 노벨 생리의학상에 이어 6일 물리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공영방송 NHK는 5,6일 연일 9시 종합뉴스 시간의 대부분을 노벨상 수상 소식에 할애했다. 노벨상 수상 배경부터 수상자와 가족 인터뷰, 동료 및 일반 시민들의 반응 등을 자세히 다뤘다. 많은 국민들은 기초과학 강국인 일본의 저력이 다시 확인됐다며 자랑스러워했다.

일본은 2015년 10월6일 현재 노벨상 과학 부문에서 21명의 수상자를 냈다. 국가별 노벨 과학상 수상자 수에서 미국, 영국, 독일에 이어 4위에 올랐다. 지난 5일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투유유 중국 중의학연구원 교수가 선정돼 한중일 3개국에서 한국만 노벨 과학상 수상자를 내지 못했다. 대한민국 국민 입장에서 자존심이 상하고,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노벨상 수상 시즌만 되면 우리나라에선 과학부문 수상자가 나오지 못하는 다양한 분석들이 등장한다. 정부의 잘못된 과학기술정책, 단기실적 중심의 대학 연구풍토, 기업들의 연구개발(R&D) 지원 부족 등 많은 문제점들이 제기된다.

우리나라가 노벨과학상을 수상하지 못하는 것은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다. 언론이나 전문가들의 지적도 맞다. 하지만 노벨 과학상을 받기 위해 반드시 고쳐야 할 점이 몇 가지 있다.

무엇보다도 한국의 대학이 바뀌어야 한다. 입학성적과 평판도로 고착화된 한국의 사회 풍토부터 달라져야 한다. 지금처럼 서울 소재 몇몇 대학들이 우수 학생을 싹쓸이하고, 좋은 직장 입사에만 목을 매면 기초과학에 강한 다양한 연구대학과 연구자들이 나오기 어렵다.

‘명문대’ 학벌 중심의 귄위적인 연구풍토와 사회적 인식이 빨리 개선돼야 한다. 일본에서 지금까지 노벨과학상을 수상한 대학은 매우 다양하다. 전국 곳곳의 많은 대학들이 노벨 수상자를 배출했다. 수상 1위 대학은 지역 공대 명문인 나고야 대학이다. 도쿄대, 교토대, 도호쿠대 등 국립대학들이 노벨과학상 수상자를 탄생시켰다.

올해 수상자들은 이름 없는 지방대 출신이다. 생리의학상을 받은 오무라 사토시 기타사토대학 교수(80)는 중부권 야마나시대학 졸업 후 야간공고 교사로 일했다. 물리학상을 수상한 가지타 다카아키 도쿄대 교수는 수도권 사이타마대학을 졸업했다. 일본 전국에 산재한 기초가 강한 특색있는 대학들이 오늘날 일본 노벨과학상의 산실이다.

일본에 살다보면 도쿄, 오사카 등 대도시보다 지방이 살기 좋다는 것을 실감하는 경우가 많다. 진짜 일본의 저력은 대도시가 아니라 지방 소도시와 농촌, 산촌, 어촌에 있다. 전국적으로 균형 발전된 일본의 경제력이 지방대학 발전의 토대가 되고 있다.

일본의 잇따?노벨과학상 수상 소식은 우리나라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올 들어 일본경제가 다소 살아나면서 일본에 대한 시각이 바뀌고 있지만, 그동안 우리나라에선 ‘일본’과 ‘일본 경제’에 대한 잘못된 지식이 많았다. 일부 지식인들이 일본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알리고 있는 게 더 큰 문제다.

기초 과학과 기술이 강한 일본. 소재산업과 부품산업이 튼튼한 일본경제를 과소평가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대학교수는 물론 기업가, 고위 관료 등 지식인들도 일본을 정확히 보지 못한다.

일본경제가 ‘잃어버린 20년’을 겪으며 망가졌다고 인식하는 식자들도 꽤 있다. 매우 잘못된 편견이다. 일본은 여전히 경제규모에서 세계 3대 대국이다. 1억2500만 명의 국민 1인당 소득이 4만 달러를 넘는 경제 강국이다. 우리나라의 일부 금융전문가들이 국가 경쟁력이 떨어지는 ‘경제 현상’을 지칭할 때 사용하는 ‘일본경제화’는 일본의 정확한 실체를 모르고 말하는 엉터리 지식이다.

한국은 아직 일본을 더 깊이 이해하고 배워야 한다. 단기 외형 실적보다 기초 과학 연구에 평생 매달리는 일본의 학자들이 좋은 본본기다. 평생을 한 업종이나 한 회사에 매달려 '한우물'을 파는 일본의 근로자, 기업가, 전문가 집단들이 일본의 저력이다. 기초가 강해야 좋은 결실을 거둘 수 있다.

최인한 한국경제신문 편집국 부국장 겸 한경닷컴 뉴스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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