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과잉에 짓눌린 철강업
[ 김보라 기자 ]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국내 10여개 철강업체 수장들은 지난 8월 말 한자리에 모여 비상대책회의를 열었다.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이후 17년 만에 처음이었다. 이 자리에선 철강산업 불황과 공급과잉, 중국산 공습에 대한 격론이 벌어졌다. 지난달에도 철강업계 수장들은 비공개 회의를 열고 머리를 맞댔다. 그만큼 철강업계 전체에 위기감이 드리워져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세계 철강업계는 중국산 공급 과잉과 경기 침체 영향으로 최근 들어 수급 불균형에 빠졌다. 한국의 철강 생산량은 2000년 2692만t에서 지난해 7103만t으로 2.6배 커졌다. 하지만 점유율은 5.1%에서 4.3%로 떨어졌다. 중국이 같은 기간 빠르게 생산량을 늘린 결과다. 중국은 지난해 8억2270만t을 생산했다. 세계 시장 점유율은 1990년 8.6%, 2000년 15.1%에서 지난해 50.2%로 뛰었다. 지난해 중국은 세계 철강의 절반을 생산하고 절반을 소비했다.
하지만 중국의 성장세가 꺾이면서 파열음이 생기기 시작했다. 자국 내 소비가 줄어들자 중국은 넘쳐나는 철강 제품을 싼값에 다른 나라로 밀어내고 있다. 올 상반기 중국 철강 제품 수출량은 5240만t으로 전년 동기보다 약 28% 증가했다. 이런 추세라면 올 연간 철강 수출량은 사상 처음으로 1억t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의 밀어내기 수출로 공급이 넘쳐나면서 아시아 시장의 철강 가격은 1년 전에 비해 40%가량 떨어졌다.
지리적으로 가깝고 진입 장벽이 낮은 한국은 중국산 철강 1위 수입국이 됐다. 현재 한국의 수입 철강 비율은 40%를 웃돌며, 전체 철강 수입량의 65%를 중국산이 차지하고 있다.
철강업계는 인수합병, 노후설비 폐쇄, 재무구조 개선 등 자발적인 사업 재편 노력을 해오고 있다. 현대제철의 현대하이스코 합병, 동국제강의 유니온스틸 합병, 세아베스틸의 포스코특수강 인수 등이 그 예다. 업계는 지난 6년간 제강설비 기준 연산 990만t의 노후·비효율 설비도 폐쇄하거나 생산을 중단했다. 구조조정 덕분에 철강업계 전체의 부채비율은 2011년 74.9%에서 지난해 58.4%로 떨어졌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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