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와 반둥을 잇는 고속철 사업을 수주했다. 이 사업 수주를 위해 1400억엔 차관 제공까지 내건 일본의 충격이 특히 크다고 외신들은 전하고 있다. 인프라건설 수출을 성장전략의 핵심으로 해온 아베 정부에만 타격이 아니다. 고속철도, 원전 건설에서 근래 이렇다 할 노력조차 보이지 않는 한국이 더 큰 문제다.
중국의 인프라 수출은 최근 들어 완전히 약진하고 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라스베이거스 간 370㎞ 고속철 건설 및 관리를 따낸 것도 불과 열흘 전이다. 이 사업 역시 일본과의 치열한 경쟁에서 이긴 것이다. 1964년 신칸센을 건설한 반세기 역사의 일본 고속철에 맞선 중국의 연전연승이 무서울 정도다. 선진국 기술로 1990년대 들어 시작한 중국 고속철은 2009년 이후 정부의 대대적인 투자진흥책에 힘입어 2012년부터 자체 기술과 부품을 생산했다. 이제 융자조건, 기술이전, 협력모델, 공사기간 등에서 장점을 내세우며 세계시장을 장악해간다. 지난해 12월 자국 내 양대 고속철 기업인 ‘베이처(北車)’와 ‘난처(南車)’를 합병한 뒤 해외진출을 주도해온 중국 정부의 세일즈외교가 거둔 성과이기도 하다. 10월 시진핑의 영국 국빈방문 때 고속철 사업이 최우선 경협 의제가 될 것이란 전망을 봐도 그렇다.
원전사업에서도 해외진출은 단연 돋보인다. 지난주엔 영국 동부지방 원전 건설을 중국 기업이 수주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계획 중인 5기 건설에도 계속 참여하게 될 것이라는 영국 에너지장관의 언급도 있었다. ‘차이나 스탠더드(중국 기술이 표준)’라는 말이 나오는 게 이상한 일도 아니다.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이 연내 공식 출범하면 국제시장에서 중국 인프라산업은 날개를 단 격이 될 것이다. 아시아 시장에선 일본도 버거울 정도로 독주할 가능성이 크다. 우리 건설사들이 설 자리는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다. 정부와 플랜트건설업계는 어떤 대응책을 강구하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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