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노파크 창조기업 육성 본격화
삼성 등 17개 센터가 선도…대기업 멘토 청년 기업 코칭
어느 곳보다 빠르고 끈끈하게 진화
10월1~3일 국내 첫 스타트업 GIF
국제 클러스터 경쟁력 총회 개최…올 창조경제 블록버스터급 행사
지방혁신도시 이전기관도 힘보태…스타트업·제조업 혁신으로 차별화
[ 오경묵 기자 ]
창조경제를 통한 대구·경북의 르네상스 시대가 열리고 있다.
21세기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이자 현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인 창조경제에서 대구·경북이 놀라운 스피드를 내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는 물론 삼성창조경제혁신센터와 대구, 경북테크노파크 등 각종 지원기관들이 스타트업 창조경제 생태계 조성에 나서고 있고 지방은행과 지방공기업까지 창조경제의 성공모델을 만들고 있다. 도시 전체를 바꾸기 위한 창조도시포럼도 발족해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바닥을 경험해본 도시의 위기의식에서 나온 절절함 때문일까. 한동안 경제계에서 관심 밖이던 대구와 경북이 전국적 관심 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경북테크노파크에서 만난 청년기업가 최영민 씨는 “대구·경북은 이미 도시 전체가 학습도시가 된 느낌”이라며 “경제계는 물론 문화계까지 가세해 창조경제의 성공을 위해 뛰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 17개 창조경제혁신센터 가운데 가장 먼저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가 문을 열었고 스타트업 육성 및 창조경제 분위기 확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발빠른 대구시와 삼성의 행보에 최태원 SK 회장까지 대구의 삼성창조경제센터를 방문하기도 했다.
김선일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장은 “삼성을 비롯해 17개 센터에서 대기업들이 이를 선도하고 있다”며 “대기업이 멘토가 되고 청년과 기존 기업들을 코칭해 아이디어를 사업화하는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대한민국만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창조경제 열기는 스타트업 쪽만의 얘기는 아니다. 이재훈 경북테크노파크원장은 “대구·경북의 창조경제 어프로치가 특별하게 느껴지는 것은 1990년대 말처럼 벤처기업에만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라 기존 제조업의 재무장·강소기업화를 추구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월드클래스 300정책은 대구·경북의 스타기업 육성의 모델이 됐다.
대구테크노파크는 모바일과 스포츠융합산업, 경북테크노파크는 1인 창조기업 비즈니스센터와 청년창업경제센터 등을 중심으로 창조경제 진원지 역할을 하고 있다. 권업 대구테크노파크원장은 “창조경제를 통한 대구·경북의 르네상스 시대는 이미 시작됐고 다른 어떤 도시보다 빨리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청년창업과 제조업 및 산업단지 클러스트 활성화를 위한 국제행사도 대구·경북에서 먼저 열린다. 국제행사 유치와 개최에는 대구혁신도시로 내려온 지방이전 공공기관들이 함께해 창조경제 확산에 힘을 보태고 있다.
서병조 한국정보화진흥원장은 “대구시와 함께 오는 10월1일부터 3일까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스타트업 창조경제 행사인 GIF(글로벌 이노베이터 페스타)를 엑스코에서 연다”며 “혁신도시 이전 후 지방과 함께하는 이벤트라 더욱 뜻깊다”고 말했다.
강남훈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사장은 “창조산업, 클러스터, 혁신, 기업가 정신 협력 네트워크를 키워드로 하는 국제적인 행사를 개최해 대구·경북이 창조경제의 발신지가 되는 계기가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대구와 경북의 역사는 2015년 가을 이전과 이후로 구분된다. 전 세계 창조경제인들이 대구·경북의 가을 하늘 아래 모여 대구·경북 르네상스 시대 서막을 열기 때문이다. 전국 유일의 물산업클러스터와 첨단의료복합단지를 추진 중인 대구시는 물산업과 의료산업에서 전국이 깜짝 놀랄 정도의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WESMART, 즉 물, 에너지, 소프트웨어, 메디컬, 아트, 로봇, 투어(관광컨벤션) 등 7개 전략산업 2000개의 창조형 강소기업을 키워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경상북도도 구미 포항의 전자·철강산업이 위기를 맞으면서 지역 산업구조 개선 및 정보통신기술(ICT) 융합산업을 통한 경북의 산업구조 개편에 적극 나섰다.
이인선 경상북도 경제부지사는 “대구·경북이 상대적으로 다른 도시보다 대기업 의존도가 낮고 중소기업 위주의 경제여서 오히려 창조경제형 변화와 혁신에는 적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대구은행도 컨설팅 사업으로 중소기업의 멘토 역할을 벌써 10여년째 이어오고 있다. 대구환경공단은 전국 처음으로 공단의 하수처리장을 중소기업을 위한 테스트베드로 전면 개방하고 공동 연구를 통해 국내 시장은 물론 해외 물시장 개척을 성공시켰다. 전문 연구기관과 수출 전문기관도 못해낸 일을 지방공기업이 이뤄낸 창조경제의 대표적인 사례다.
김연창 대구시 경제부시장은 “창조경제의 요체는 다양한 경험과 지식을 가진 인사들의 코칭과 멘토링인데 이미 대구·경북의 다양한 기관들이 멘토링 역할을 훌륭히 해내고 있다”며 “혁신은 변방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바닥을 친 대구·경북 경제가 창조경제를 통해 다시 한번 도약하고 있다. 과거 산업화 시대에 선두에 섰던 대구·경북의 르네상스가 시작됐다. 미래는 이미 와 있고 창조경제는 이미 대구·경북에서 시작됐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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