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 JW중외제약
창업주 고(故) 이기석 사장 "이윤 생각 말고 약다운 약 만들어라"
창업 초기부터 공유가치경영 실천
[ 김형호 기자 ]
많은 기업이 수익을 사회에 환원하는 사회공헌 활동을 전개하고 있지만 JW중외제약은 단순한 사회공헌을 넘어 기업활동 자체가 사회와 회사에 모두 이익을 창출하는 공유가치경영(CSV=creating shared value) 모델을 추구하고 있다. CSV는 기업이 수익 창출 이후에 사회공헌 활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활동 자체가 수익을 창출하는 동시에 사회적 가치까지 추구하는 것을 말한다. CSV는 이윤이 거의 남지 않는 수액 생산을 고집하는, JW중외제약이 추구하는 핵심 가치다.
창업주인 고(故) 이기석 사장은 CSV라는 개념이 전무했던 창업 초기부터 수액과 같은 필수 치료제의 자급화와 국산화에 매달렸다. 그는 생전에 “생명을 다루는 제약기업은 이윤에 앞서 약다운 약을 생산해야 한다. 아픈 사람을 살리는 데 필요한 약을 만드는 일은 부지런히 한다면 그것이야말로 돈벌이에서는 느낄 수 없는 희열을 안겨주지 않겠느냐”며 임직원을 독려했다. 이런 창업자 정신을 앞세워 JW중외제약은 지난 70년간 의약품 연구개발과 품질 개선에 전념했다.
JW중외제약이 국내 최초로 국산화에 성공한 수액제는 환자 치료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의약품이다. 수액은 대규모 설비가 필요한 장치산업이기 때문에 JW중외제약을 비롯한 일부 기업만이 생산라인을 가동하고 있다. 기초수액제는 환자의 생명 유지에 필수적이지만 가격은 1000원 내외로 생수보다 저렴해 제약사 입장에서는 생산할수록 손해다.
낮은 수익성으로 업계에서도 사업 자체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많은 상황에서 JW중외제약은 2006년 글로벌 수준의 수액 생산 인프라를 구축했다. 생수보다 저렴한 수액을 생산하기 위해 3000억원을 들여 국내 최대 규모의 수액 생산단지를 세운 것은 공유가치경영을 실천하기 위한 JW중외제약의 남다른 의지라고 할 수 있다.
수액은 몸에 직접 주입하는 약제기 때문에 특히 용기가 중요하다. 개발 초기 미군이 버리고 간 유리병을 재활용해 사용하던 JW중외제약은 자체 기술로 튼튼하고 안전한 용기를 제작하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에 매달렸다. 40여년 동안 최적의 용기를 개발하기 위한 노력은 Non-PVC 필름 수액백 개발로 결실을 맺었다. 환경호르몬 배출 위험이 없는 Non-PVC 필름 용기를 개발함으로써 환자의 건강을 위한 가치를 제공하고, 환경 개선비용을 줄이는 등 여러 면에서 긍정적이 효과를 내고 있다.
신장투석액 인페리놀 개발도 JW중외제약의 기업정신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1969년 국내 최초의 신장이식 수술을 앞두고 의료진은 고민에 빠졌다. 수술에 필요한 투석액이 없었기 때문이다.
당시 미국에서 신장이식 수술법을 공부하고 돌아온 이용각 박사가 집도했고 병원에서도 인공투석기를 미국에서 수입해 모든 준비를 마쳤지만 투석기 가동에 필요한 투석액이 없었다. JW중외제약은 다른 의약품 생산을 모두 중단하고 사람 살리는 수술을 위해 인공신장 투석액 인페리놀을 개발, 공급했다. 인페리놀이 아니었다면 우리나라 신장의학 발전은 지금보다 뒤처졌을 것이라는 게 의료계의 평가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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