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정 금융부 기자) 은행권 안팎에선 요즘 들어 부쩍 국민은행장 자리에 대한 얘기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국민은행장이 오는 11월 취임 1주년을 맞는 시기적인 이유와도 무관하지 않은 듯 합니다.
윤 회장은 지난해 취임하면서 “조직 안정을 위해 국민은행장을 겸임하겠다”면서도 “적절한 시점에 분리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임영록 전 KB금융 회장과 이건호 전 국민은행장이 갈등을 겪은 직후라 빠르게 조직을 다잡을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었죠.
아마 은행권 안팎에서는 윤 회장이 당시 언급한 ‘적절한 시점’이 다가온 것 아니냐는 생각을 하는 듯 합니다. 저금리 등 은행업 환경이 좋진 않지만 국민은행은 올 상반기 순이익(6936억원)이 전년 동기 대비 26%가량 증가했습니다. 펀드 판매 증가 등으로 수수료 수입이 늘었고 주택도시보증공사 주식을 매각해 이익이 생긴 영향도 있었죠.
임금피크제와 희망퇴직 등으로 인력구조를 단계적으로 개선하고 있다는 평가도 받고 있습니다. 내분 사태를 딛고 어느 정도 안정을 찾았다는 말로도 이해할 수 있고요. 이렇다 보니 국민은행장 분리 가능성 얘기가 다시 불거지고 있는 겁니다.
금융당국도 금융지주 회장이 은행장을 겸직하는 ?부정적인 입장을 갖고 있습니다. 금융지주회사의 설립 취지에 맞지 않아 분리해 운영하는 게 옳다는 생각이죠.
사실 국내 은행업은 위기와 기회가 동시에 있는 변화기에 놓여 있습니다. 글로벌 경기 둔화라는 거시적인 문제를 빼고 말하더라도 계좌이동제 실시,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등 겪어보지 못한 국내 변수가 줄줄이 놓여 있습니다. KB금융은 전 LIG손해보험을 인수해 비은행 부분을 빠르게 키워나가고 있는 상황이라 금융지주 회장과 국민은행장의 겸임이 과연 옳은 것이냐 하는 말들이 나오고 있는 것이죠.
국민은행 내부 직원들의 생각은 좀 다른 듯 합니다. “이제야 다른 일 신경 안 쓰고 은행 본업만 고민하고 있는데, 다시 인사 문제로 시끌시끌해지는 게 불편하다”는 것이죠. 상품, 고객, 수익성 등 본업에 대한 스트레스야 얼마든지 견딜 수 있지만 줄 서기와 눈치보기가 뒤따르는 하마평에 은행 이름이 자꾸 오르내리는 것은 더 이상 싫다는 얘기로도 들렸습니다.
오히려 윤 회장의 겸임 이후 의사 결정과 업무 환경이 좋아졌다는 목소리도 많습니다. 물론 사람마다 의견은 다를 수 있지만요. 연말 KB금융의 대규모 임원 인사와 조직 개편이 점쳐지고 있죠. 국민은행장 분리 가능성 문제는 좀 더 지켜봐야 할 듯 합니다. (끝)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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