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발짝씩 양보하고 규제도 풀어
미래 위한 성장의 역동성 살려야
이종천 < 숭실대 교수·한국기업공헌평가원 이사장 jclee@ssu.ac.kr >
![](http://www.hankyung.com/photo/201509/2015091412621_AA.10528464.1.jpg)
선진국 대열에 진입하기도 전에 선진국들의 낮은 경제성장률을 언급하며 성장률 저하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성장에 따른 낙수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며 성장론에 대한 회의까지 제기되는 형국이다. 저(低)성장으로 야기된 우리 경제 현안은 사실 성장 없이는 어느 것 하나 해결할 수 없는 것들이다. 저성장 및 성장의 낮은 낙수효과를 인정하는 것은 우리 경제에 더 이상 꿈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선진국이 될수록 성장률이 저하되는 것은 일반적인 현상이다. 그러나 산적한 문제를 해결해야 할 우리 경제는 규모가 커 성장률이 낮을 수밖에 없는 선진국 수준에는 아직 크게 못 미치고 있다. 전 세계가 부러워할 정도로 역동적이었던 한국 경제가 이렇게 ケ綏쩝叢?빠지게 된 원인은 무엇일까.
경제가 감당하기 어려운 선진국 수준의 복지 요구에 휘둘리는 정부 정책이 성장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복지 향상은 국가 경제의 목표이지만, 우리 경제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큰 복지 지출은 경제성장을 위한 재투자 재원의 부족을 초래하고 있다. 경제 숨통을 꽉 죄고 있는 규제도 마찬가지다. 우리 경제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에서 이뤄진 규제가 경제성장의 원동력인 기업의 투자를 가로막고 있는 것이다. 경제성장 없이는 복지 실현이 불가능하고, 규제도 결국에는 그 의미를 잃게 될 것이다. 경제성장의 발목을 붙잡고 있는 규제는 국민의 합의를 통해 대폭 개선돼야 한다.
또 정치권은 우리 경제의 이상적인 목표만 제시할 뿐 이를 실행할 정책과 관련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국민이 감내해야 할 희생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선진국으로 향한 길목에서 국민이 감당해야 할 희생은 생각하지 않고 각자의 몫만을 극대화하기 위한 양보 없는 주장을 해대고 있다. 기업의 성장을 위한 충분한 투자를 고려하지 않은 채 기업이 지속 가능하지 않을 정도의 급여 인상을 요구하면 기업의 미래는 불투명할 수밖에 없다. 기업의 성장 없이는 지속적인 급여 인상도, 경제성장도 기대할 수 없는 일이다. 급여 인상분을 기업의 경쟁력 제고와 일자리 창출 재원으로 전환하는 통 큰 양보가 필요하다. 노동 기득권자들이 양보해 현재 일자리가 없는 사람들과 고통을 분담하면 장기적으로 경제성장에 의한 지속적 급여 인상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될 것이다.
우리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 ‘한강의 기적’을 이뤘다. 경제성장에 걸림돌이 되는 무리한 규제와 임금 인상, 과도한 복지를 구조조정한다는 데 국민적 합의를 이룰 수 있다면 ‘제2의 한강의 기적’을 현실화할 수 있을 것이다. 국민의 힘을 결집할 수 있는 청사진, 즉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장기적인 경제목표와 정책을 제시해야 한다. 잘살 수 있다는 꿈이 있었기에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한강의 기적을 이뤘듯이 진정한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꿈을 갖고 다시 도전해야 한다.
이종천 < 숭실대 교수·한국기업공헌평가원 이사장 jclee@ssu.ac.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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