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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팀 리포트] 영업비밀 갖고 튄다…"산업스파이 피해 연 50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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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울리는 산업스파이

5년간 472건…절반이 해외 유출
범인 80%가 전·현직 직원 등 내부자…기술력 높은 정밀기계 피해 커
"산업보안은 기업 존망의 핵심…보안 시스템 갖춰 선제 대응을"



[ 마지혜 기자 ]
기업의 기술 정보와 영업비밀을 경쟁 회사에 빼돌리는 산업스파이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경찰이 적발한 산업기술 또는 영업비밀 유출 사건은 2010년 40건에서 지난해 111건으로 5년 새 세 배 가까이로 늘었다. 개인 이익 추구에 눈이 멀어 회사 기밀을 경쟁 업체에 팔아넘기는 내부 직원의 소행이 가장 많았다. 국가정보원 산업기밀보호센터에 따르면 산업스파이는 피해 회사의 전직 직원 52.8%, 현직 직원 27.1% 등 내부자가 80%를 차지했다. 협력업체 직원 비율은 7%였다.

한국산업기술보호협회는 기술을 유출당한 업체의 피해가 연평균 50조원에 달한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해 기준 국내총생산(GDP)의 3%에 해당하는 규모다. 중소기업(평균 연매출 107억원) 4700여개의 연매출과 맞먹는 규모다. 글로벌 기술전쟁 시대에 산업스파이들이 피해 기업은 물론 국익까지 위협하는 것이다.

기술 훔쳐 회사 직접 세우기도

최근 한 중소기업 직원은 자신이 몸담은 회사가 110억원을 들여 개발한 기술을 중국에 빼돌렸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국수대)는 자사 자동차 변속기 검사장비 기술을 중국 경쟁업체에 넘기고 해당 회사로 이직한 강모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지난 10일 발표했다. 강씨는 연봉을 두 배로 올려주고 상하이에 아파트를 제공하겠다는 중국 업체의 회유에 넘어갔다. 이 중국 업체는 강씨가 빼돌린 기술로 중국 내 자동차 제조회사 두 곳과 30억원 상당의 납품 계약을 맺었다.

자사 영업비밀을 빼돌려 아예 새 업체를 차리는 사례도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수대는 자신이 해외영업팀장으로 근무했던 카메라 교환렌즈 제작사에서 제작도면과 신제품 개발계획 등 영업비밀을 외장 하드디스크에 옮겨 빼낸 뒤 퇴사해 동종업체를 차린 김모씨를 구속했다고 4일 밝혔다. 김씨는 계속 기밀을 빼내기 위해 전 직장 동료 6명을 줄줄이 영입하기도 했다. 이 같은 범행은 김씨가 이메일 계정을 로그아웃하지 않은 채 전 직장에 노트북을 반납했다 공범들과 주고받은 이메일이 들통나며 드러났다.

대기업도 영업 비밀 유출 피해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지난 7월에는 국내 모 대기업의 자동차 설계도면이 중국 자동차 제조사의 협력업체에 유출된 사실이 밝혀졌다. 범인은 이 대기업의 협력업체에서 일했던 김모씨 등 2명이었다. 이들은 전 직장 동료들을 통해 피해 회사의 자동차 설계도면 등 영업비밀 130여건을 입수했다. 해당 중국 업체는 신차 개발에 이 같은 정보를 활용했다. 피해 회사는 이 사건으로 700억원에 이르는 경제적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중소기업 피해 더 많아

지난 5년간 경찰이 적발한 산업스파이 범죄는 472건에 이른다. 이 중 절반가량이 해외 유출 건이다. 국정원이 지난해 적발한 해외 산업스파이 건수는 63건이었다. 기술유출 피해는 중소기업에서 더 잦다. 국정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기술유출 피해는 중소기업에서 64%, 대기업에서 16% 발생했다. 한국이 높은 경쟁력을 갖고 있는 정밀기계(34%) 전기전자(26%) 정보통신(14%) 등에서 기술유출이 많았다.

기술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산업스파이는 늘어난다.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 연구개발(R&D)을 하는 대신 남의 기술을 빼오는 것이 낫다는 유혹에 빠지기 쉽다. 여기에 내부 정보를 팔아 한몫 잡으려는 비도덕적인 내부자들이 이 같은 범죄를 돕는다. 국정원 분석에 따르면 기술유출 동기는 금전 유혹 및 개인 영리 추구가 78%, 자사의 인사·처우에 대한 불만이 13%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기술 보호의 중요성에 대한 기업과 정부의 인식이 높아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민배 한국산업보안연구학회장(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은 “산업보안은 비용이 아니라 기업 존망의 핵심 요소”라며 “기업들은 기술유출을 막을 수 있는 보안 시스템을 갖춰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정부는 기술보호 관련 산업을 보안산업 차원에서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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