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욕구 크고 세수에 기여
잡스도 시리아 이민자 아들
[ 박종서 기자 ] 독일과 프랑스 등 일부 국가를 제외한 상당수 유럽 국가가 시리아 등에서 몰려드는 수십만명의 난민을 수용하는 데 난색을 표하는 가운데 난민을 받아들이는 것이 경제적으로 이익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개척정신으로 무장한 난민들이 새로 정착한 나라에서 적극적인 생산활동을 벌이고 세금을 내기 때문에 난민 유입에 따른 세금 부담이 상쇄된다는 이유에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호주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인용, “인도적 차원으로 받아들인 난민들이 호주 납세자의 주머니 사정을 악화시키기보다 경제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8일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조사대상인 80여만명의 호주 이민자가 2010년 한 해 동안 262억5000만달러(약 31조5000억원)의 세금수입 기반을 마련했다. 난민은 호주에 들어와 몇 년간은 여러 개의 일을 동시에 하면서 돈을 모았고 개인사업을 차렸다. 기업을 일으키는 과정에서 고용창출 효과도 냈다. 난민이 세금만 축내는 ‘골칫덩어리’가 아니었다는 얘기다.
호주 통계청은 “인도적 차원에서 받아들인 난민은 일반 이민자보다 훨씬 강한 기업가적 성향을 보여줬다”고 분석했다. 출산율 저하로 인구 고령화가 진행 중인 독일이 인력난 해소를 위해 이민을 받아들이려 하는 것과 또 다른 차원의 장점이다.
WSJ는 1985년 레바논 내전을 피해 호주로 건너간 아브라함 하툼(49)이 100여개 지점을 갖춘 의류 수선업체 사장으로 거듭난 사례를 소개하며 난민 수용의 이점을 부각했다. 스위스 정보기술(IT) 기업가 데이비드 갤브레이스는 아이폰으로 유명한 애플의 공동창업자 고(故) 스티브 잡스가 시리아 이민자의 아들이었다는 내용을 트위터에 올려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민 수용에 엄격한 모습을 보여왔던 호주 정부는 최근 시리아 출신 난민을 지난해 4400명보다 더 많이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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