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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역연기 장병 들러리로 전락시킨 네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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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우 생활경제부 기자) 아웃도어 의류업체 네파는 지난 7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200명 가까운 취재진을 불러 대규모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름은 ‘따뜻한 세상 캠페인’ 론칭 발표회. 이날부터 100일 동안 사회구성원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한 미담의 주인공을 발굴해 패딩 점퍼를 한 벌씩 선물한다는 캠페인이다.

이날 네파가 초청한 패딩 선물의 주인공 ‘1호’ 역시 눈길을 끌었다. 최근 북한과의 대치상황에서 현역 군인 중 가장 먼저 전역 연기를 신청해 사회를 감동시켰던 육군 7사단 독수리연대 출신 전문균 씨(22). 아웃도어 업체들이 매출 늘리기에 급급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는 인색하다는 비판을 일부 받아온 점을 감안하면 취지가 상당히 참신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이날의 주인공은 전씨가 아닌 연예인이었다. 1시간 가까이 이어진 행사의 대부분은 ‘캠페인 홍보대사’로 위촉된 배우, 가수 등 아홉 명에게 집중됐다.

“언제 가장 마음의 추위를 느끼세요?” “멤버들이 곁에 없을 때는 외로움을 느껴요.” 진행자의 시시콜콜한 질문과 아이돌 스타의 알맹이 없는 답변이 이어졌다. 네파는 이들을 연예매체 사진기자 앞에 세워놓고 온갖 포즈를 취하게 했다. 네파의 신상품 패딩을 입은 연예인들의 모습을 퍼뜨려 홍보효과를 거두겠다는 포석이었다. 여기까진 이해할만 했다.

정작 ‘미담의 주인공 1호’로 선정돼 군복까지 입고 참석한 전씨에게 주어진 시간은 짧아도 너무 짧았다. 박창근 네파 대표가 패딩을 입혀준 뒤 기념촬영을 하고 “왜 전역 연기를 결심했느냐”는 질문과 함께 10초 남짓 마이크를 쥐어준 게 전부였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해 실천한 것일 뿐”이라는 전씨의 답변을 들은 뒤, 행사는 그걸로 끝이었다.

행사장을 빠져나오면서 “훈훈한 미담 사례를 널리 알려 사회를 보다 따뜻하게 만들겠다”던 업체 측의 진의를 의심하게 됐다. 취재진 사이에서도 “전역 군인은 뒷전이고 연예인이 우선인 행사였다”는 반응이 나왔다.

1~2년 전부터 성장률이 뚝 떨어지면서 아웃도어 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새로운 방식의 마케팅을 시도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미담의 주인공을 행사장에 불러놓고 연예인 마케팅에 몰두하는 것은 지나치다.(끝)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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