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성 큰 홍콩H, 기초자산서 빠져
삼성, 이번주 발행 ELS수익 연 4%대
대체재로 닛케이225 등 활용 움직임
[ 송형석 기자 ]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신한금융투자 등 주요 증권사가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홍콩H)와 연계한 주가연계증권(ELS) 판매를 일제히 중단했다. 금융위원회가 지난달 27일 홍콩H와 연계한 상품 발행을 자제하라는 지침을 내린 여파다.
○‘씨가 마른’ 홍콩H 연계 ELS
삼성증권이 7일부터 판매하는 지수형 ELS 12535호의 연 수익률은 4.56%다. 유럽 대표기업의 주가를 지수화한 유로스톡스50, 미국 대표 지수인 S&P500, 코스피200 등 세 종류의 주가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삼아 발행되는 상품으로 계약 시점보다 55% 이상 주가가 떨어지지 않으면 원리금을 받을 수 있다.
지난달까지 이 상품엔 코스피200 대신 홍콩H가 쓰였다. 변동성이 큰 지수를 넣을수록 수익률이 높아지는 ELS의 특성을 감안한 판단이었다. 당시 이 상품 수익률은 연 6.64%로, 이번주 판매되는 신상품보다 연 2%포인트 이상 수익률이 높았다.
다른 증권사의 신상품들도 수익률이 박해졌다. 미래에셋증권이 이번주 선보인 ELS 8190호의 기초자산은 코스피200과 유로스톡스50이다. 계약 시점보다 45% 이상 주가가 떨어지지 않아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 이 상품 수익률은 연 6.5%다. 홍콩H와 유로스톡스50을 기초자산으로 발행된 같은 구조의 지난달 상품 수익률이 연 7.6%였다.
한 증권사의 ELS 담당자는 “홍콩H는 ELS 기초자산으로 활용되는 주가지수 중 가장 변동성이 크다”며 “이 지수를 빼고 상품을 구성하려면 1%포인트 이상 수익률을 떨어뜨려야 한다”고 말했다.
○대안으로 떠오른 닛케이225
홍콩H 연계 상품을 취급하지 않는 증권사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투자증권은 9일, NH투자증권은 10일부터 홍콩H와 연동하는 ELS 상품 판매를 중단할 예정이다. 판매 재개 시점은 미정이다. 중국 주가지수가 상승 반전해 정부가 ‘OK 신호’를 줄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게 증권사의 공통된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로 ELS 시장 위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감내해야 하는 위험에 비해 수익률이 낮다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다른 재테크 수단으로 대거 이동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의 ‘뒷북 지침’에 불만을 토로하는 투자자도 늘어나는 분위기다. 홍콩H지수가 14,000선을 웃돌던 지난 4월 나왔어야 할 경고 조치가 지수 조정이 일단락된 8월 말에 나왔다는 게 불만의 골자다.
홍콩H의 대체재를 찾으려는 움직임도 분주하다. 삼성증권은 이번주 일본 닛케이225와 연계한 지수형 ELS 3종을 내놓았다. 한국투자증권도 독일 DAX, 영국 FTSE100 등을 활용한 ELS를 준비 중이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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