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후 4500억달러 시장
일반 금융회사보다 자문수수료 75% 저렴
대면 꺼리는 30대가 주고객…미국서만 12곳 성업
[ 김은정 기자 ] 로봇이 개인 자산관리의 전략을 짜주는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금융회사 직원을 직접 만나기보다 스마트폰을 활용한 온라인 자문을 선호하는 30대 이하의 젊은 금융 소비자층을 집중 공략하면서다. 일반 금융회사 자문 수수료의 4분의 1에 불과한 저렴한 수수료도 로보어드바이저의 무기다. 전문가들은 로보어드바이저가 이르면 3년 내 자산관리 시장의 새로운 주류로 자리매김하고, 5년 뒤면 관리하는 자산 규모가 4500억달러(약 540조원)를 웃돌 것으로 보고 있다.
4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마이프라이빗뱅킹에 따르면 올 상반기 말 기준 200억달러 규모인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이 2020년이면 22배로 성장한 4518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에는 웰스프런트, 베터먼트 등 12개 로보어드바이저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 영업하고 있다. 지난해 이들이 관리하는 운용 자산은 90% 늘었다. 로보어드바이저 이용자들은 온라인으로 계정을 만들고 자신의 수입, 목표 수익률, 위험 회피 정도에 대한 정보를 입력한다. 로보어드바이저는 비용이 싼 상장지수펀드(ETF)를 포함해 이용자에게 가장 적합한 투자 포트폴리오를 짜서 운용해준다. 시장 환경이 변하면 이에 따라 포트폴리오가 자동적으로 수정된다.
로보어드바이저를 이용할 땐 통상 운용 자산의 0.5%를 연간 수수료로 낸다. 미국 월가 대형 금융회사에서 자문을 받으려면 1년에 최소 1% 이상의 수수료를 내야 한다. 로보어드바이저의 연평균 수익률은 4%대 후반에서 5%대 초반으로 알려졌다. 특정 지수를 추종하는 투자상품의 수익률을 웃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자 뱅가드 등 전통적인 금융 서비스 업체들도 뛰어들고 있다.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아직 다양한 시장 환경에서 성과를 검증받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고객과 밀접한 관계가 없고 수시로 소통하지 않는 로보어드바이저가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급격한 하락세를 나타낼 때 고객의 불안감과 투매 심리를 다스릴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로보어드바이저
robo-advisor. 로봇(robot)이 개인의 자산 운용을 자문하고 관리해주는 자동화된 서비스. 투자자가 입력한 정보를 바탕으로 시장 상황에 따라 리스크를 조정해가며 자산을 관리한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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