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8명만 국가유공자 인정받아
"여성에 별도 유공자 기준 필요"
[ 이미아 기자 ]
톱스타 배우 전지현이 일제강점기 여성 독립운동가로 열연한 영화 ‘암살’이 지난 15일 광복절에 10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이 영화의 인기와 더불어 정신없이 바빠진 또 한 사람이 있다. 10년째 여성 독립운동가의 삶과 사상을 연구 중인 심옥주 한국여성독립운동연구소장(사진)이다.심 소장은 영화 암살의 여주인공 ‘안옥윤’ 캐릭터 자문을 맡았다. 그는 최근 전화 인터뷰에서 “영화의 성공으로 그동안 외면받은 여성 독립운동가들이 재조명받는 기회를 얻어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또 “망국의 설움 앞에 남녀 구분 없이 맞섰던 용감한 여성들의 진실을 찾는 게 내 임무”라고 덧붙였다.
‘암살’ 제작진이 심 소장을 찾은 것은 지난해 초였다. 영화 제목과 줄거리는 알려주지 않은 채 “여성 독립운동가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를 제작하고 싶은데 참고 자료가 너무 없다”고 하소연했다. 제작진에 강원 일대에서 여성 최초로 의병대장 활동을 했던 윤희순 의사 평전을 비롯해 사이토 마코토 조선총독 암살을 기도했던 남자현 지사, 공군비행사였던 권기옥 지사 등 여러 여성 독립운동가 관련 자료를 제공했다. “여태까지 없었던 캐릭터를 새롭게 창조하는 과정이었습니다. 여러 인물의 성격을 복합한 것으로 알고 있어요. 여성이 수동적 존재가 아니었음을 증명한 계기가 됐죠.”
심 소장은 우연하게 여성 독립운동가 연구에 뛰어들었다. 그는 2005년 부산대 대학원에서 백범 김구 관련 근현대사 박사 논문을 준비하던 중 돌연 한의학을 공부하겠다고 선언하고 고시원에 들어갔다. “공부하다 보면 ‘왠지 이게 내 길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에 방황할 때가 생기잖아요. 그때가 그랬어요. 어느 날 고시원에서 윤희순 의사를 다룬 TV 다큐멘터리를 봤어요. ‘이거다’ 싶어 한의학 공부를 접고 다시 학교로 돌아가 여성 독립운동 연구를 주제로 박사 학위를 받았죠.”
한국여성독립운동연구소를 세운 것은 2009년이었다. 심 소장은 “참고 자료가 워낙 부족한 분야다 보니 무조건 현장을 뛰며 유족의 증언을 듣고, 관련 기록이라면 무엇이든 뒤지는 방법밖엔 없다”고 말했다.
정부로부터 국가유공자로 인정받은 여성 독립운동가는 248명. 하지만 심 소장에 따르면 국가유공자 외에도 활동 기록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는 여성 독립운동가가 1931명에 달한다. 심 소장은 “여성 독립운동가는 가부장적 문화 영향으로 기록을 찾기 어려운 데다 일제강점기에도 여성은 양형 기준이 남성보다 조금 낮았기 때문에 여성 독립운동가를 위한 별도 유공자 기준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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