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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포럼] 위안화의 도전과 좌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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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수 논설위원 mhs@hankyung.com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하를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인민은행은 환율제도 개혁이란 측면을 강조하지만 금융시장에선 중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과 연결짓는 시각이 강하다. 지난주 3% 정도의 평가절하로 위안화 고평가가 해소됐는지도 논란거리다. 인민은행은 추가 절하는 없다는 입장이지만, 위안화 가치가 5~10%는 더 떨어져야 한다는 게 시장의 대체적인 평가다. 이는 곧 중국 당국이 재량권을 가진 관리변동환율제를 시장화해야 한다는 요구와도 맞물려 있다.

이에 대한 국제통화기금(IMF)의 최근 평가가 주목된다. 위안화가 이번 절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고평가돼 있다고 지적했다. 3년 내에 완전한 자유변동환율제로 가야 한다는 권고도 했다. 국제통화가 되려면 멀었으니 더 준비하고 오라는 말로도 들린다.

개도국 통화로 돌아간 위안화

실제 위안화 가치는 최근 달러화 강세 과정에서 다른 주요 통화와는 달리 강세였다. 올 6월까지 최근 1년간 엔화와 유로화 가치가 각각 12.1%, 9.2% 떨어진 데 비해 위안화 가치는 14.0% 올랐다. 이런 위안화가 돌연 평가절하로 돌아선 것은 강한 달러를 뒤따라오던 것을 중단했다는 얘기다. 중국이 7% 성장滑뗏?버거운 형편에서 강한 달러를 더 이상 못 따라간다고 선언한 셈이다. 국제통화에 도전하던 위안화로서는 뼈아픈 좌절이다.

중국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달러를 기축통화로 하는 국제통화 체제에 끊임없이 도전하며 위안화의 격상을 도모했다. 금융위기 초반에는 IMF의 특별인출권(SDR)으로 달러를 대체하자거나, 위안화의 SDR 편입 등을 요구했고, 그 후에도 위안화 국제결제 비율 제고를 위한 청산은행 설립에 공을 들였다. 최근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설립도 그런 맥락이다. 나름 성과가 없지 않았다. 지난해 12월엔 위안화를 통한 국제결제 비중이 2.17%로 캐나다달러를 제치고 달러·유로·파운드·엔에 이어 세계 5위에 올랐다는 통계도 발표됐다.

그러던 중국이 이번 평가절하를 통해 달러와의 경쟁 레이스 포기를 선언했다. 중국은 내심 달러 대체까지는 못 가더라도 달러를 축으로 위안화가 유로·파운드·엔과 함께 뒤를 받치는 1+4체제를 염두에 둬왔지만, 최근 IMF의 평가는 이마저도 아직 멀었다는 것을 확인하고 있다. 결국 위안화는 개발도상국 통화로 돌아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은 성장이 더 필요하다

기축통화 유지에는 엄청난 부담이 따른다. 세계 각국이 달러를 국제결제 통화로 사용할 수 있게 하기 위해 미국은 달러 가치의 하락을 감수하면서 달러를 세계에 부족함이 없이 공급해야 할 책임이 있다. 이른바 ‘트레핀의 딜레마’다. 미국이 막대한 무역수지 적자를 감당할 수 있기에 달러가 세계에 공급된다. 대규모 무역적자를 장기간 감수하려면 그만한 경제체력이 있어야 한다. 미국은 할 수 있고 중국은 ?수 없는 일이다. 중국은 더 성장해야 하는 나라다. 환율 개혁을 되물리지 않는 것만 해도 힘겹다.

어떤 통화도 달러를 대체하지 못한다는 게 새삼 확인됐다. 게다가 미국 제조업은 더 강해졌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강한 달러의 귀환은 더욱 뚜렷해질 것이다. 세계에 뿌려진 달러가 미국 본토로 회귀하려는 추세 또한 강해질 것이라고 한다. ‘역(逆)트레핀 딜레마’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 금융질서의 패러다임 시프트가 예고돼 있다.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한국은 대비하고 있는지.

문희수 논설위원 m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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