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주요 산업 수출경쟁력이 중국에 점점 밀리고 있다는 한경 보도(8월17일자 A1, 4면)다. 한경이 한국경제연구원과 공동으로 8대 주력산업에 대해 해외시장에서의 비교우위를 보여주는 무역특화지수를 산출해 2009년 이후 한·중 수출경쟁력을 분석한 결과, 조선 철강에 이어 휴대폰도 중국에 추월당했다는 것이다. 자동차 디스플레이 석유화학 가전 등 4개 부문도 아직은 한국이 앞서 있지만, 중국이 맹추격해 오는 반면 한국은 하락세여서 격차가 곧 없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상당기간 우위를 지킬 수 있는 산업이 반도체밖에 없는 현실이다.
예상을 못 했던 것은 아니더라도 충격이 아닐 수 없다. 한국이 강점을 지닌 8대 대표산업이 이 정도라면 다른 분야는 더 말할 것도 없다. 중국 제조업의 급성장은 곳곳에서 확인된다. 올 5월 KOTRA와 한국무역협회가 유엔 통계(2013년 기준)를 인용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세계시장 점유율 1위인 상품 수에서 중국은 1539개로 가장 많았다. 이는 2~4위 국가의 1위 상품수(1499개)를 합친 것보다 많은 것으로, 한국(65개)의 23배를 넘는다. 게다가 이런 중국은 올해 ‘중국제조 2025’라는 그랜드플랜을 통해 2025년까지 자국 제조업을 제조업 강국인 독일, 일본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2049년에는 세계 1위가 되겠다는 의욕적인 목표를 제시했다.
결과야 두고봐야 하지만, 한국엔 위협이 아닐 수 없다. 중국의 현재 주력산업은 물론 앞으로 성장동력으로 키우겠다는 10대 미래산업 또한 대부분 우리와 겹친다. 이런 중국 정부에 비해 한국 정부의 대응은 너무 대조된다. 수출경쟁력이 비상인데도 산업통상자원부는 품목을 HS(국제통일 상품분류) 6단위로 구분하는 국제관행과는 달리 10단위로 더 세분화해 한국의 세계1위 수출품목이 역대 최고치라는 등 엉뚱한 자랑을 아직도 늘어놓고 있다. 위기를 인식하는지조차 의문이다.
한국 제조업의 대위기다. 지금 같은 낮은 노동생산성, 촘촘한 규제행정으로는 앞이 안 보인다. 제조업이 강해야 좋은 일자리가 나오고, 소득 확대가 가능하다. 중국은 해외 M&A 확대 등으로 더 치달릴 기세지만, 한국은 위기불감증이 역력하다. 일본엔 못 쫓아가고 중국엔 점점 밀리고있다. 이대로 침몰하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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