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현장 완전 복귀
경쟁사보다 차세대 반도체 기술 뒤져
연휴 사흘간 본사 찾아 그룹 현안 챙겨
[ 송종현 / 남윤선 기자 ] 최태원 SK 회장은 출소 후 방문할 첫 계열사 현장으로 SK하이닉스를 선택했다. 마침 M14 공장 준공식이 있기도 하지만 SK하이닉스에 대한 최 회장의 애정이 남달라서다. SK하이닉스를 인수할 때 그룹 내부에서조차 반대 의견이 많았으나 최 회장은 밀어붙였다.
SK 고위 관계자는 “수감 당시 최 회장을 가장 많이 찾은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는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일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박 사장 등에게 “SK하이닉스가 낸드플래시 분야에서 경쟁사들보다 너무 뒤떨어져 있다”며 “늦게 시작한 만큼 더 많이 뛰어야 한다”는 요지의 얘기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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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스, 최소 50조원 투자 필요
SK하이닉스 이천공장은 M10, M14 등 2개의 공장으로 구성돼 있다. 다음주 초 준공식을 하는 M14 공장은 3년 안에 현재 ‘주력’인 M10을 대체한다.
D램을 생산 중인 M10 공장은 200㎜ 웨이퍼(반도체 원재료인 실리콘 기판)로 반도체를 만드는 데 최적화돼 생산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요즘 업계에서는 반도체를 생산하는 데 300㎜ 웨이퍼를 주로 쓴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M14에 2020년까지 총 15조원을 투자할 것으로 보고 있다.
M14가 준공되면 M10 공장은 빈다. 이곳에 있던 생산설비는 M14로 이동한다. SK하이닉스는 5조원 이상을 투입해 M10 공장을 파운드리(시스템 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의 중심으로 키우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다.
SK하이닉스는 3차원(3D) 낸드플래시 공장을 신설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매출 및 생산량 기준으로 삼성전자 도시바 마이크론에 이어 세계 낸드플래시 업계 4위다. 실적뿐 아니라 기술력 측면에서도 경쟁사에 뒤처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3D 낸드 공장 신설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3D 낸드 공장을 새로 지으려면 10조원 이상이 필요하다.
최 회장, 사실상 완전 복귀
최 회장은 ‘광복 70주년 특별사면(특사)’으로 지난 14일 경기 의정부교도소를 나온 뒤 하루도 빠짐없이 서울 서린동 SK 본사를 찾았다. 925일간 감옥에 있는 바람에 확실히 챙기지 못한 그룹 현안을 최대한 빨리 파악하고 경제살리기에 동참하기 위해서다. “건강을 먼저 추스른 뒤 본격적인 복귀 시점을 결정할 것”이라는 그룹 안팎의 예상을 깬 잰걸음이다.
최 회장은 14일 0시5분께 의정부교도소를 た?뒤 곧바로 SK 서린사옥으로 향했다. 이곳에서 해군 복무로 함께하지 못한 둘째 딸 최민정 소위를 제외한 나머지 가족들과 김창근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등 그룹 관계자들을 만났다.
이후 15~16일 이틀 연속 본사를 찾아 김 의장 및 주요 계열사 CEO로부터 현안을 보고받고 경제활성화 방안 등에 대해 토론했다. 김 의장이 최 회장에게 SK의 현안과 국가 경제 활성화 기여 방안, 대전 및 세종창조경제혁신센터 활성화 방안 등을 설명했다. 최 회장은 17일에도 본사에 나와 임직원들에게 미안함과 감사의 인사를 전할 예정이다.
재계 관계자는 “출소 후 최 회장 행보를 보면 사실상 경영 현장에 완전히 복귀한 것으로 보인다”며 “경제활성화를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는 모습에 활력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 낸드플래시
데이터를 반영구적으로 저장하는 메모리반도체를 말한다. 시스템반도체가 데이터를 우선 인식하거나 연산하면, 단기 저장장치인 D램을 거쳐 낸드플래시에 저장된다.
송종현/남윤선 기자 scre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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