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희진 기자 ]
이번주(10일~14일) 국내 증시는 미국 통화정책 불확실성과 중국발(發) 신흥국 투자심리 위축에 박스권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특별한 내부 모멘텀(상승동력)이 없는 가운데 우호적이지 않은 대외 환경이 부담이 될 전망이다. 특히 'G2(미국·중국)'의 영향력이 평소보다 강해지는 한 주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코스피지수는 주간 기준으로 0.98% 하락했다. 지수는 전반적으로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며 외국인과 기관의 수급에 따라 방향을 바꿨다. 주 초반 불안한 반등세를 이어가던 코스피는 주 후반 들어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 공세에 하락세를 지속했다.
이번 주에도 G2발 불확실성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주 금리 인상 관련 발언으로 글로벌 증시에 영향을 미쳤던 미국 중앙은행(Fed) 인사들이 이번주에도 연설에 나선다.
오는 10일에는 데니스 록하트 애틀랜타연방준비은행 총재가, 12일에는 윌리엄 더들리 뉴욕연방은행 총재가 각각 연설이 예정돼 있다. 두 총재 모두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으로 통화정책 결정에 직접 참여하기 때문에 이들 발언이 시장에 상당 부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김유겸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다음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전까지는 Fed 위원들의 관련 발언이 시장에 가장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며 "9월 금리인상 여부의 윤곽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이달 하순부터 다음달 초순까지 코스피는 2000선 초반의 박스권 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오는 13일 발표되는 미국 7월 소매판매도 시장의 관심사다. 전문가 전망치는 전월 대비 0.5% 증가다. 미국 경제지표가 전반적으로 개선되고 있는 데다 유가 하락이 소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앞서 미국 금리 인상의 전제조건이었던 7월 고용지표는 시장 전망치에 부합했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 7일 지난달 비농업부문 신규 일자리가 21만5000개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전망치인 22만2000개에는 조금 못 미쳤지만 예상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미국에서는 한 달에 새로운 일자리가 20만개 이상 생기면 경제가 호전되고 있다는 증거로 해석한다.
신흥국 불안의 주범인 중국도 주요 경제지표를 발표한다. 오는 12일 중국의 7월 소매판매와 산업생산이 발표될 예정이다.
김형래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중국 7월 경제지표에서도 의미있는 개선세가 나타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브라질 등은 수출과 내수가 동반 부진하면서 상황이 악화되고 있어 신흥국 불안감이 단기간내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8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결정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장에서는 현 수준인 1.50%의 금리가 동결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미국의 9월 기준금리 인상 신호가 강해지고 있어 당국의 신중한 자세가 예상된다는 의견이다.
김유겸 연구원은 "이번주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연내 한국 기준금리 추가인하 기대감이 크게 낮아져 시장 상승을 제한할 것"으로 예상했다.
당분간 국내 증시를 둘러싼 대외 환경이 불확실한 만큼 방어적인 투자전략을 추천하는 의견이 많다. 내수 및 경기방어주 중심의 보수적인 대응이 유효하다는 조언이다.
김형래 연구원은 "공격적인 관점보다 방어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실적에 안정성과 배당 매력이 있는 증권 유통 통신에 관심을 두는 게 좋다"고 말했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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