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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지방 최대산물은 감자나 시멘트가 아니라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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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36년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우승 영웅 손기정을 가슴으로 길러낸 선생님이 김교신이다. 사진 오른쪽은 30대의 나이로 양정고보 교사시절을 보낸 김교신 모습. (사진=QOMPASS뉴스)
<p>[QOMPASS Junior=황석연 기자] 사람의 됨됨이를 평가하는 잣대의 하나로 그 사람의 '판단력'을 들 수 있다. 난처한 문제에 부딪혔을 때 대처하는 요령이나 그 사람이 선택한 원칙이 무엇인지를 안다면 그 사람의 크기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p>

<p>이때 그 사람이 선택한 원칙이 '판단력'에서 나온 것이라면, 대처하는 요령은 '창의력'과 매우 밀접한 관련을 가진다. 창의력과 판단력은 동전의 양면처럼 그 사람의 정신세계를 보여주는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p>

<p>그렇다면 우리는 아이들의 판단력과 창의력을 어떻게 키워줄 수 있을까?</p>

<p>우선 아이들이 좋아하고 따를만한 역사적 인물들을 찾아 벗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일제 시대를 살다 간 교사 김교신은 수업시간 50분 동안 교과서 내용은 30분 정도?마무리하고, 나머지는 인생과 민족을 가르쳤다고 한다. '토론과 발표' 수업의 도입인 셈이다.</p>

<p>지리교사였던 그는 한 지방의 최대 산물은 감자나 시멘트가 아니라 '인물'이라면서 이순신과 정몽주를 이야기했다. 그런데 김교신이 가르친 학생들의 성적은 교과 진도에만 전념한 일본인 교사의 제자들보다 성적이 좋아 상급 학교에 월등하게 더 많이 진학했다고 한다.</p>

<p>여기에 교육의 비결이 있다. 가르치지 않고 '깨우치게' 하는 방식으로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을 키울 수 있는 것이다.</p>

<p>베를린 올림픽의 손기정, 어린이 문학자 윤석중, 농촌 계몽운동가 류달영… 이렇게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만한 인물들이 교사 김교신의 뜨거운 가슴에 안겨 커나갔다.</p>

<p>이상적인 교육은 이처럼 아이들을 잠에서 '깨어나게' 하는 교육이다. 그러자면 아이에게 자기가 좋아하는 인물들의 목록을 만들게 하는 것도 좋은 교육방법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p>

<p>좋아하는 인물의 그림이나 사진을 방에 붙여놓게 하고 그것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거나 좋아하는 인물과 관련된 책을 찾아서 읽게 하는 것도 좋은 교육방법 가운데 하나다.</p>

<p>그런 의미에서 성장기의 아이들, 특히 초등학교 3, 4학년 때부터 중학교 시절까지 동서양의 다양한 인물과 관련된 책읽기를 게을리 하지 않도록 아이에게 알려주는 것이 좋다.</p>

<p>서양의 <플루타르크 영웅전>이나 <그리스 로마 신화>, 중국 사마천의 <사기> 등이 읽을 만한 것들이다. 한국의 <박씨부인전>과 <홍길동전> 같은 고전읽기도 적극 권장할만 하다.</p>

<p>그리스와 로마, 조선이라는 나라는 멸망했지만, 그 시대의 문학작품은 아직까지 살아남아 감동을 주는 이유를 찾아나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판단력과 창의력을 갖춘 아이로 성장해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p>

<p>이런 읽기와 교육활동을 통해 아이들은 옳고 그름의 문제가 무엇이고 문제 상황이 닥치면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하는지를 역사적 인물들의 경험을 통해 간접적으로 배우게 된다. 그러면서 판단력이 자라는 것이다.</p>

<p>또 신문 등을 읽으면서 시사 문제를 함께 고민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뉴스 속에 아이가 잘 알지 못하는 중요한 이름이나 지명을 발견하면 사전이나 지도에서 그것을 찾아보게 한다.</p>

<p>시사문제를 놓고 대화를 나누면서 그것이 의미하는 것과 그것에 대한 교사나 부모의 의견을 말해주는 것도 좋다.</p>

<p>우주탐사선 '뉴호라이즌스호'에 실려 마침내 명왕성을 구경한 미국인 우주과학자 '클라이드 톰보'를 기억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화성으로 가기 위해 'SPACE X'라는 민간 우주항공 기업을 설립한 '엘런 머스크'에 관한 이야기를 신문이나 잡지에서 찾아보는 것도 생각을 키우는 데 도움을 준다.</p>

<p>아이가 어떤 주제에 관해서 새로운 인물을 만나고 교훈을 배우게 되면 그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표현하도록 장려하고, 어떤 이슈에는 한 가지 이상의 관점이 있다는 것을 알도록 도와주는 것도 중요하다. 이렇게 비판적으로 사고하고 곱씹어 생각하게 하는 훈련을 통해 아이는 점점 판단하는 힘을 기르게 된다.</p>

<p>이것은 성적향상에도 도움을 준다. 학생이 단순한 자동인형이 아니라 창조적인 슬기를 지니고 있다면 기존의 공식이나 결론을 그래도 받아들이도록 놓아두어서는 안된다.</p>

<p>교사나 부모는 학생과 함께 자유롭게 토론을 하고 학생이 논리적이고 종합적으로 문제를 파악하여 스스로 독자적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아 주어야 하는 것이다.</p>

<p>이것이 요즘 창의적인 학습방법으로 많이 권하는 '문제해결능력'을 길러주는 교육이다.</p>

<p>판단력을 갖춘 아이로 키우려면 꼭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이 또 한가지 있다. 자기가 아무 것도 모른다고 생각할 때 아이들은 스스로 자신의 길을 찾을 수 있다.</p>

<p>따라서 부모는 사춘기 무렵부터 아이들의 자기 판단과 독립심을 신뢰하고 존중해 주어야 한다. 그러면 당신의 자녀들이 즐겁게 내뱉는 이런 탄성을 듣게 될 것이다.</p>

<p>"야, 대단하다! 우리가 해냈어!"</p>

<p>이것은 어린 시절부터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판단력과 창의적인 힘을 기른 아이들만이 할 수 있는 말이다.</p>

<p>♦ 김교신(金敎臣, 1901년 4월18일~1945년 4월25일)
일제 강점기에 무교회주의 기독교 사상을 전파한 종교인, 사상가, 출판인, 교육자이며 독립유공자이다. 양정고보, 경기고보, 송도고보 등에서 지리학, 박물학 교사로 기숙학생들을 지도하고 '무레사네' 모임 등을 통해 민족정신 고취와 전인교육에 헌신했다.</p>

<p>♦ 윤석중(尹石重, 1911년 5월25일~2003년 12월9일)
1925년 잡지 <어린이>에 그의 동요 '오뚜기' 당선 후 많은 동요가사를 창작 발표했다. 1933년 방정환의 뒤를 이어 <어린이> 주간으로 한국 아동문학의 선구자로 활약했다.</p>

<p>♦손기정(孫基禎,1912년 8월29일~2002년 11월15일)
舊?강점기 때 활약한 한국의 육상선수이자 대한민국 체육인이다. 1936년 독일 베를린 하계 올림픽 마라톤에서 금메달을 수상한 것으로 유명하다.</p>



황석연 한경닷컴 정책뉴스팀 기자 skyn11@qompas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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