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진수 기자 ]
올해 1만가구 안팎을 공급하는 호반·우미·EG·반도·대방건설 등 ‘중견 건설사 빅5’가 상반기에만 많게는 1만가구에 달하는 아파트 용지를 추가로 사들였다. 내년 이후 아파트를 분양할 수 있는 용지다. 내년에도 분양시장이 호황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공격적으로 아파트 용지를 매입했다는 분석이다.
◆중견업체 아파트 용지 추가 매입
올해 1만7000여가구를 분양할 예정인 호반건설은 수도권에서 알짜 용지를 추가로 많이 확보했다. 상반기 확보한 10개 필지 중 강원 원주기업도시 8블록(859가구)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수도권 용지다.
연내 8000여가구를 공급하는 우미건설도 상반기 5100여가구를 지을 수 있는 택지를 또 사들였다. 경기 안성시 용두지구, 전북 전주시 효천지구, 충북 청주시 동남지구 등 전국에 골고루 분포돼 있다.
EG건설은 상반기 충남 내포신도시와 충북 오송2생명과학단지 등 총 7개 필지, 1만460가구를 지을 수 있는 용지를 낙찰받았다. 올해 1만1000여가구를 공급하고 내년에도 비슷한 규모의 ‘EG더원’ 아파트를 분양할 계획이다.
대방건설은 경기 화성시 송산그린시티와 고양시 일산 킨텍스지구에서 총 6000여가구를 공급할 수 있는 용지를 매입했다. 반도건설도 동탄2신도시 김포한강신도시 등 수도권과 대구국가산업단지 등에서 6500여가구 규모의 아파트 용지를 사들였다. 노원수 대방건설 마케팅팀장은 “중견 건설사 상위 5개사가 상반기 LH(한국토지주택공사) 공급 용지의 30%가량을 사들였다”며 “인허가 리스크가 적고 사업성이 상대적으로 뛰어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내년에도 분양시장 호황 전망
아파트 용지를 공격적으로 사들이는 업체들은 내년 상반기까지도 전세난과 저금리 여파로 청약 시장의 호조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중견 건설사들이 택지지구의 공동주택용지를 공격적으로 확보하고 있는 주된 이유다. 박주석 EG건설 팀장은 “재건축 재개발 등 도심정비사업은 조합 사정과 사업 추진 여건에 따라 공급 시기가 유동적이지만 토지 사용 시기가 정해져 있는 택지지구에서는 분양일정 변동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며 “정부의 부동산 거래 활성화 정책과 전세난 등이 맞물려 내년에도 매매 및 분양시장 호조세가 이어질 것으로 판단해 적극적으로 아파트 용지를 매입했다”고 설명했다.
LH가 신규 신도시·택지개발지구 지정을 당분간 보류함에 따라 사업장 확보 차원에서 택지 매입에 나서는 측면도 있다는 분석이다. 앞으로 나올 용지가 없다 보니 남아 있는 기존 택지지구 물량을 적극 매입하고 있는 것이다.
중견 건설업체들은 그럼에도 입주 리스크에 대해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 작년과 올해 대거 공급된 아파트들이 2017년부터 입주에 들어가면 지역적으로 공급과잉 현상이 나타날 수 있어서다. 중견 건설사 마케팅 팀장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시장이 장기 침체에 빠진 것도 입주 물량은 쏟아지는데 내수 경기 부진 속에 수요가 받쳐주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수급 여건을 따져 선별적으로 용지를 매입하고 분양가를 적정 수준에서 책정하는 등 입주 시점 시황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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