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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17일 '운명의 주총'] 황영기 "투자·고용 확대 위해서라도 삼성 합병 반드시 이뤄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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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 땐 경영권 방어에 매몰
대기업도 주주친화 강화를



[ 조재길 기자 ] 황영기 금융투자협회 회장(사진)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간 합병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합병 주주총회를 하루 앞둔 16일 출입기자들과의 정기 간담회 자리에서다.

황 회장은 사견을 전제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최태원 SK 회장,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 등은 개인 지분율이 떨어지더라도 세계 일등이 되고 국가 경쟁력을 높이려는 생각으로 회사 덩치를 키워왔다”며 “자칫 외국에 경영권을 뺏길 수 있겠다 싶었다면 안정적인 지배력을 위해서라도 회사를 작고 아름답게 유지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엘리엇과 같은 외국 헤지펀드의 공격에 국내 기업이 무너지면 기업의 성장 모델 자체가 바뀔 수밖에 없다”며 “더 이상 투자와 고용 확대, 국가를 위한 헌신 등과 같은 가치를 추구하지 않고 경영권 방어에 매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삼성 등 대기업들도 주주친화 전략을 강화하는 쪽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황 회장은 “미국 애플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5.2배 수준인데, 삼성전자 포스코 현대차 등이 평균 1배 이하라는 건 투자자 입장에서 속 터지는 일”이라며 “배당 확대 등을 통해 증시에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기업들의 전략 변화로 자본시장이 활성화되면 이번 엘리엇 공격은 ‘위장된 축복(disguised blessing)’으로 귀결될 것이란 게 그의 설명이다.

황 회장은 또 재계를 중심으로 차등의결권제, 포이즌필 등 경영권 방어수단 확충 요구가 커진 것과 관련해서는 “차등의결권도 도입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고 공론의 장에서 토론해볼 만한 사안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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