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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늬만 융합' 걸러내는 평가지수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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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산업융합지원센터 개발
정부정책·기업금융 등에 활용



[ 이호기 기자 ]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나 중소·중견기업이 자사의 융합·혁신 가치를 스스로 가늠해볼 수 있는 평가지수가 나왔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국가산업융합지원센터는 12일 ‘산업융합성 평가’를 위한 온라인 자가진단 시스템을 최근 개발했다고 밝혔다. 제품 및 서비스의 융합성, 혁신성, 경제적 가치, 사회적 가치 등 4대 항목을 각각 평가해 총점 60점 이상(100점 만점)을 획득하면 산업통상자원부가 선정하는 ‘산업융합 선도기업’으로 인증받을 수 있다.

손웅희 국가산업융합지원센터 소장(사진)은 “융합이 서로 다른 분야를 단순히 섞었다고 자동으로 유용한 가치를 창출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경제·사회적 가치를 함께 반영한 산업융합성 평가로 ‘무늬만 융합’ 기업을 걸러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 소장은 산업융합성 평가의 필요성을 오리에 빗대어 설명했다. 오리는 땅 위를 걷고 물 위를 떠다니며 위급할 때 날기까지 하는 전형적인 ‘융합동물’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개처럼 뛰지도, 물고기처럼 헤엄치지도, 새처럼 높이 비상할 수도 없는 존재라는 것이다. 겉으로 보이는 것만으로 융합 성과를 평가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산업융합성 평가 모델을 개발하는 데만 3년이 걸렸다. 손 소장은 “초창기 모델은 평가위원 7명의 주관이 지나치게 개입돼 위원 간 평점 편차가 큰 문제가 있었다”며 “이후 체크리스트에서 주관적 판단을 가급적 배제한 문항으로 재설계하는 보완작업을 했다”고 설명했다.

손 소장은 정부정책이나 기업 금융, 수출 지원 등 각종 분야에서 산업융합성 평가 활용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현재 산업부의 산업융합 선도기업 선정이나 산업융합 신제품 적합성 인증, 기술보증기금의 기술·산업융합특례보증 등에서 활용되고 있다”며 “융합 신제품만 따로 모아 수출 상담회가 열리는 등 활용 범위도 점차 넓어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센터는 평가지수 시스템을 무료로 운영하고 있다.

손 소장은 “스타트업이나 중소·중견기업이 부담 없이 융합 가치를 검증해보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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