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재정 형편 어려워"
과학계 "국가 미래 우려"
[ 김태훈/이승우 기자 ] 정부는 내년 주요 연구개발(R&D)사업에 올해보다 2.3% 줄어든 12조638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정부 R&D 예산이 축소되는 것은 1991년 이후 25년 만이다.
미래창조과학부는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황교안 국무총리 주재로 제9회 국가과학기술심의회를 열고 내년 19개 부처 373개 주요 R&D사업에 대한 투자계획을 이같이 발표했다.
미래부는 전체 예산 규모는 축소하지만 기초연구 등 미래성장동력 부문 투자는 확대하기로 했다. 예산 규모를 늘리는 양적 성장에서 벗어나 낭비 요인 제거, 기술사업화 확대 등을 통해 질적 성장으로 전환하기 위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한국의 국가 R&D 투자액은 국내총생산(GDP)의 4.15%(2013년 기준)로 세계 1위였다.
과학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박성현 한국과학기술한림원장은 “R&D 예산을 효율화할 필요는 있지만 그렇다고 감액까지 하는 것은 국가 미래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며 “한국이 선진국 문턱을 넘기 위해서는 복지 등 다른 단기 투자를 줄이더라도 R&D에 꾸준히 지원하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기업의 R&D 세제 지원도 축소할 방침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기업의 R&D 세액공제제도를 개편해 세제 지원을 축소하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김태훈/이승우 기자 tae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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