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회원정보 유출로 내리막
"과거 싸이월드 영광 한 번 더"
이 악물고 구조조정 단행…영업적자 줄이며 내실 다져
[ 안정락 기자 ] 싸이월드 1촌, 미니홈피, 도토리….
국내 원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싸이월드와 함께 추억 속으로 사라진 말들이다. 싸이월드는 2003년 SK그룹 계열사인 SK커뮤니케이션즈(SK컴즈)에 인수된 뒤 한때 2700만여명에 이르는 가입자를 확보할 정도로 뜨거운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2011년 대규모 고객정보 유출 사태를 겪으며 가입자 이탈이 빚어진 데다 페이스북 등 해외 SNS에 밀리면서 SK컴즈는 침체에 빠져들었다. 모바일 시대에 대응하지 못한 것도 원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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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컴즈는 2012년부터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통해 몸집을 줄이고 체질은 강화해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최근 들어 성과도 나오기 시작했다. SK컴즈의 사진 기반 SNS인 싸이메라는 세계 시장에서 다운로드 1억7000만건을 넘기며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
○두 번의 대규모 구조조정
SK컴즈는 2002년 검색포털 네이트닷컴을 시작으로 공격적인 인수합병(M&A)으로 사세를 넓혀온 회사다. 라이코스코리아(2002년), 싸이월드(2003년)뿐만 아니라 온라인 교육업체 이투스(2005년), 인터넷 검색업체 엠파스(2007년) 등을 잇따라 사들였다. SK컴즈의 PC 메신저 네이트온은 국민 메신저로 이름을 떨칠 정도였다.
하지만 2011년 일어난 싸이월드·네이트 회원정보 유출 사고는 회사에 상상밖의 타격을 줬다. 2012년 469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는 등 적자가 이어졌다. 한때 1400명에 달했던 직원 수는 2012년과 2013년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300여명 수준까지 감소했다.
○싸이메라 등으로 해외 공략
생존 자체가 불확실했지만 직원들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재창업’ 수준의 변신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며 지난해에는 싸이월드 사업을 떼어내는 대대적인 조직 개편까지 단행했다.
SK컴즈는 해외 시장에 초점을 맞추는 전략을 폈다. 지난해부터 가시적 성과도 나오기 시작했다. 싸이메라가 브라질 등 해외 시장에서 선전한 덕분이다. 싸이메라는 전체 가입자 가운데 85% 이상이 해외 사용자다.
최근엔 싸이메라와 연계한 각종 아이템 판매 등으로 수익사업도 본격화하고 있다. 릴레이픽스라는 독특한 개념의 SNS를 출시하고 새 시장 창출에도 나서고 있다. 릴레이픽스는 4명의 사용자가 자신의 사진을 이어붙이며 하나의 이야기를 완성하는 형태의 SNS다.
○지배구조 변화 가능성
SK컴즈의 앞날은 아직 불투명하다. 그룹 지주사인 SK의 증손회사(SK→SK텔레콤→SK플래닛→SK컴즈)라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따라 오는 9월까지 지분 관계가 정리돼야 하기 때문이다. 법에 따르면 지주사가 증손회사를 두려면 손자회사가 지분 100%를 확보해야 한다. SK컴즈의 모회사인 SK플래닛이 보유한 지분 64.5%를 100%로 늘리거나 지분을 매각해야 한다는 뜻이다. 지주사인 SK나 SK텔레콤이 직접 지분을 보유하는 방안 등도 나올 수 있다는 게 인터넷업계의 관측이다.
김문수 SK컴즈 경영기획실장은 “지분 정리는 그룹 차원에서 검토하고 결정할 사안”이라며 “우리 직원들은 생존해야 한다는 각오로 묵묵히 사업을 키우는 데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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