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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채권] 미국 금리인상 나서면 장기채 약세 불가피…'신용등급 거품빼기' 지속…투자 신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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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국내 채권 금리는 일제히 떨어졌다. 미국 등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완화 기조와 대내외 경기 침체에 따른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등이 겹쳐서다. 하지만 2분기 들어 상승 반전됐다. 안심전환대출 관련 주택저당증권(MBS)이 시장에 대거 풀린 데다 독일 등 주요국에서 금리를 높인 여파다. 채권 금리가 상승하면 채권값은 하락한다. 상반기 전체를 놓고 보면 ‘상저하고’의 흐름을 보여줬다.

지난달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하면서 채권 금리도 재차 하향 안정세로 돌아섰지만 변동성은 오히려 커졌다. 채권 금리가 오르락내리락하는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연초 이후 꾸준히 축소됐던 신용 스프레드(국고채 금리와 회사채 금리 간 격차)는 2분기 들어 확대되는 추세다. 장기 국채 금리 상승으로 회사채의 투자 매력이 떨어진 탓이다.

미국 금리 인상에 쏠린 눈

올 하반기 채권시장의 가장 큰 화두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다. 언제 인상을 시작할 것인지, 인상 속도와 폭은 얼마나 될까가 시장 참가자들의 가장 큰 관심榮? 미국이 11년 만에 금리 인상에 나서는 만큼 금융시장의 우려는 클 수밖에 없다. 경험적으로 봤을 때 미국이 금리 인상에 나설 때마다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시장은 달러 강세에 따른 자금 이탈로 홍역을 치렀다.

다만 이번에는 상황이 조금 다르다는 분석이다. 한국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상수지 및 재정 건전성 측면에서 다른 신흥국보다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렇더라도 옆집에 큰 불이 났는데 혼자 편안할 수는 없다. 최근 다시 쟁점화하고 있는 그리스 채무 협상 이슈도 빠르고 깔끔하게 진행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따라서 하반기 국내외 금융시장은 불확실하게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

추경안은 금리상승 요인

국내에선 작년에 이어 올해도 7조~8조원 규모의 세수 부족이 예상되고 있다. 메르스 사태까지 겹친 탓에 추가경정(추경) 예산안 편성이 필요하다. 정부는 지난달 25일 추경을 포함해 15조원 이상의 재정 보강 계획을 발표했다. 추경 규모는 10조원 내외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추경 자금 조달을 위해 정부가 국채 발행을 늘리면 시장에 채권 물량이 증가하면서 채권 가격이 하락한다. 채권 투자자들에겐 적지 않은 부담이다.

정부가 이번 추경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할 ‘적자 국채’는 6조~8조원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시장이 우려했던 것에 비해선 상당히 줄어든 수치다. 국채 만기도 3~5년으로 비교적 짧을 것이다. 채권시장의 부담을 줄여주는 요인이다.

기준금리 인하와 추경 편성은 인플레이션 기대를 높이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장기 금리 상승을 촉발한다. 장기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추경 이후 3년 만기 국채?10년 만기 국채 간 금리 격차는 70~80bp(1bp=0.01%포인트)로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장기 채권 가격 하락폭이 훨씬 더 커질 것이란 얘기다. 추경 효과와 더불어 미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9월 전까지 장기 금리의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시장 금리는 최근 들어 약한 반등세다. ‘6월 기준금리 인하가 마지막 인하’라는 인식이 퍼지면서다. 한은도 지난 6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상반기 두 차례 기준금리 인하로 할 일은 다 했다’는 입장이다. 적어도 하반기엔 추가 기준금리 인하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내수다. 시장에선 메르스 여파 등으로 내수 위축이 장기화하면 6월 금리 인하가 마지막이 아닐 수도 있다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시장의 컨센서스(합의)가 ‘금리 동결’로 모아진 상황에서 한은이 다수의 예상을 깨고 금리를 내리면 인플레 기대는 더욱 높아진다. 장기 금리 역시 덩달아 크게 상승할 수 있다. 소수지만 시장에 ‘내수 위축에 따른 금리 인하’ 기대가 남아 있다는 점에서 10년 이상 장기 금리는 앞으로도 상승세를 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3년 이하 단기 금리는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

신용등급은 줄줄이 강등될 듯

회사채 시장에서는 2013년 동양그룹의 법정관리 사태, 올해 동부그룹의 유동성 위기 이후 큰 신용 사건이 발생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국채 대비 상대적으로 금리 매력이 높은 회사채 투자 수요가 꾸준하다. 이런 분위기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이 기업들의 신용등급을 떨어뜨리는 추세가 계속되고 있는 점은 부담이다. 작년 이전의 등급 하향 추세와 다른 점은 구조조정을 요구하는 등급 조정이라기보다 ‘등급 고평가 논란’을 해소하는 성격이 짙다는 것이다. 일부 경기 민감 업종 기업은 최근의 등급 하락에도 불구하고 추가적인 등급 강등이 불가피할 것이다. 회사채 투자 때 주의가 필요한 이유다.

2분기 중 신용 스프레드 확대의 배경으로 작용한 시장 금리 상승은 하반기에도 회사채 투자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당장 금리 상승을 염두에 둔 일부 시장 참가자들은 채권 매매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은 회사채의 유동성 위험을 증가시키는 요인이다. 유동성 위험은 최근 미국 채권시장에서도 화두가 되고 있는 이슈다. 은행에 대한 자본 및 유동성 규제 강화에 따라 은행들의 채권 보유액이 감소했다. 시장 상황이 급변할 때 완충 역할을 할 수 있는 여력이 줄어들었다는 의미다. 작년 말 미국 채권시장에서 발생한 ‘플래시 크래시(flash crash·장중에 가격이 급락하는 현상)’는 그런 위험이 드러난 대표적인 사례다.

결론적으로 하반기 국내 채권 금리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글로벌 금리 상승으로 인해 장기물을 중심으로 상승 압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신용 스프레드는 양호한 수급 상황에도 불구하고 유동성 이슈 등에 따라 상반기보다 한층 더 들쭉날쭉한 양상을 띨 것으로 보인다.

김상만 < 하나대투증권 자산분석실 부장 credinal@hanaf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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