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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다우지수' KTOP30 종목 선정…"9개 업종 대표주로 한국 증시 재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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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DP 36배 늘때 지수 19배 상승…코스피, 성장률 제대로 반영못해
삼성전자·셀트리온·네이버 등 초우량 종목 30개로 구성

"대표지수로 자리잡기까지 6개월 이상 시간 걸릴 것"



[ 김동욱/민지혜/허란 기자 ] ‘KTOP30’은 장차 코스피지수를 대신하는 한국 증시 대표지수를 표방하고 있다. 기존 코스피지수가 유가증권시장 760개 전체 상장사의 시가총액을 바탕으로 지수가 산정된 탓에 지수 ‘움직임’이 무겁고 경제 성장성을 대표하기엔 부족했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소수 우량 종목의 주가평균을 기초로 지수를 짜면 증시 역동성과 성장성을 보다 잘 나타낼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증시 대표선수 선발

KTOP30에 포함된 30개 ‘초우량 종목’에는 시장 전체의 업종별 비중을 반영해 에너지 1개, 소재 4개, 산업재 5개, 자유소비재 5개, 필수소비재 2개, 금융 4개, 정보기술(IT) 7개, 통신서비스 1개, 건강관리 1개가 선발됐다. 삼성전자와 네이버, 아모레퍼시픽, 삼성화재, 현대글로비스, LG화학 등 주요 종목이 이름을 올렸다.

현재 국내 증시를 대표하는 지수로는 코스피梔側?활용되고 있지만 유가증권시장 전체 상장사(760종목)로 구성돼 수치상의 변동폭이 크지 않다. 반면 미국 다우지수, 독일 DAX지수, 프랑스 CAC지수, 홍콩 항셍지수 등은 30~50개 초우량 종목의 주가평균(다우지수)이나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지수를 산출한다. 한국 증시가 ‘전체 평균’ 방식으로 점수를 매기고 있는 데 비해 해외 주요 증시는 ‘우등생 평균’으로 평가한 까닭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후 한국 증시만 장기 박스권에 갇혀버렸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코스피지수는 기준지수(1980년 기준) 대비 19배 상승했는데 한국 국내총생산(GDP)이 1980년 대비 36배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한국 경제의 성장률을 제대로 담아내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사장은 “한국 증시에는 성장성 높은 종목이 많지만 코스피지수만 보면 정체된 것처럼 보인다”며 “증시 착시현상을 없애기 위해서라도 한국형 다우지수 도입이 절실했다”고 말했다.

거래소가 KTOP30지수를 소급 산출하기 위해 1996년 1월3일을 기준시점으로 삼아 올해 5월 말까지 흐름을 살핀 결과, KTOP30은 약 7배(889→6290)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2.4배(889→2115)로 오른 것에 비하면 상승률이 두드러진다. 오는 13일엔 KTOP30이 지수 6200~6300 언저리에서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관식’까진 시간 필요

다만 증권가에선 KTOP30이 코스피지수를 대신해 한국 증시를 대표하는 지수로 자리잡기까진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KTOP30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나 상장지수채권(ETN) 등 다양한 투자상품이 나와 어느 정도 유동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균 삼성증권 파생상품시장분석담당 이사는 “KTOP30지수 관련 선물옵션까지 상장되면 지수로서 궤도에 오를 수 있을 것”이라며 “증권사가 지수 관련 상품을 내놓고 소비자가 적극 관련 상품을 찾기까진 적어도 6개월 이상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도 “과거 시가총액 상위 15개 종목으로 만든 코스피15지수가 있었고 코스피15를 기반으로 ETF도 나왔지만 결국 상장폐지됐다”며 “KTOP에 대한 소비자 인식을 높이는 게 급선무”라고 거들었다.

KTOP30이 제약·바이오·화장품 등 최근 높은 성장세를 보인 신산업 비중이 작고 성장성이 둔화된 철강·조선·화학·자동차 등 구산업 비중이 높은 것도 약점으로 꼽힌다.

김동욱/민지혜/허란 기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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