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이 좋다
작업복 입은 문래동 사장 12명 어울린 '문래머시닝밸리합창단'
지난 1일 모임 갖고 연습 시작
이용현 사장 등 40~50대 장인
가을 소상공인대회 첫 무대
[ 김낙훈 기자 ]
‘내 영혼이 힘들고 지칠때/ 괴로움이 밀려와/ 마음이 무거울때/ 고요히 당신을 기다립니다/…/당신이 나를 일으켜 주실 것이기에….’
평생 기름때 묻은 작업복을 입고 쇠를 깎던 서울 문래동 장인(匠人)들이 합창단을 만들었다. 이용현 명신기어가공 사장(59), 정헌수 한양정밀 사장(58·기어 가공) 등 12명은 ‘문래머시닝밸리합창단’을 결성, 지난 1일 첫 모임을 열었다. 이들은 주 1회 문래소공인특화지원센터에 모여 노래연습을 한다. 첫 무대는 오는 9월 킨텍스에서 열리는 소상공인진흥대회다.
단원은 엄천섭 오리온기계 사장(57·식품기계), 유병만 동우베아링 사장(56·베어링), 김경원 에스에스스포츠 사장(55·등산용 스틱), 이희장 씰링크 사장(51·회전축 밀폐장치), 유한철 금광연마 사장(50·정밀부품가공), 최대범 선교정밀 사장(49·자동차부품) 등이다. 대부분 20~30년 동안 금속가공업에 종사한 베테랑으로 연령대는 40~50대다. 권용옥 유수기공 대표 등 2명의 여성기업인도 참여했다.
노래를 좋아하지만 여건이 안 돼 제대로 음악을 배워본 적이 없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한 단원은 음악이 좋아 청소년 시절 기타를 산 뒤 기타 학원에 다니려고 했으나 “공장에서 기술이나 열심히 배울 것이지, 음악은 무슨 음악이냐”며 집안 어른에게 야단맞고 포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열정은 누구 못지않게 뜨거워 모집공고를 보자마자 일손을 멈추고 한걸음에 달려왔다. 지휘는 박성대 목포과학대 실용음악과 겸임교수(36)가 맡는다. 낮에 쇠 깎는 소리가 들리던 문래동에 밤에는 멋진 화음이 울려퍼진다. 이들은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이웃 소공인(小工人)들을 위로하기 위해 ‘유 레이즈 미 업(You raise me up)’과 신나는 곡 등을 골라 맹연습하고 있다.
합창단 아이디어를 낸 곽의택 문래소공인특화지원센터장은 “소공인들이 즐겁게 일하도록 하기 위해선 문화가 중요하다”며 “중소기업청의 지원을 받아 여름 내내 땀흘려 연습하고 가을에 첫 무대에 설 것”이라고 밝혔다. 문래동의 우수한 금속가공기술을 널리 알리기 위해 ‘문래머시닝밸리가’(전영근 작사·작곡)도 만들었다. 문래동에는 1300여개의 기업이 있다. 대부분 10인 이하의 작은 기업이다. 상시근로자 5인 이하인 기업이 전체의 95%를 차지한다. 업종은 기계·금속이 약 85%, 판금 및 표면처리 11.5%. 전기·전자·기타 분야가 나머지를 차지한다.
김낙훈 중소기업 전문기자 n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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