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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탈주민 커플 90쌍 '뒤늦은 결혼식' ..."고생 끝에 만난 짝, 평생 잘 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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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 남·북, 탈북민·외국인 커플
(재)행복세상 "한국 온정 느끼길"



[ 김대훈 기자 ] “이렇게 웨딩드레스를 입게 되리라곤 상상도 못했습니다.”

탈북민 고정희 씨(54)는 30일 서울 방이동 SK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광복 70주년 기념 북한이탈주민 합동결혼식에서 이같이 말하며 기뻐했다.

1997년 북한을 탈출한 고씨는 중국 옌지에서 중국 동포인 남편 채명선 씨(56)를 만났다. 중국 공안의 단속을 피해 살다 2005년에 한국으로 들어왔고, 남편도 이듬해 입국했다.

한국에서의 삶은 고달팠다. 정착 기반을 닦기 위해 무슨 일이든 했다. 그동안 두 딸을 결혼시켰지만 자신은 차마 웨딩드레스를 입을 엄두를 못 냈다. 남편 채씨에게 소감을 묻자 아내를 보면서 “너무 기쁘고 고맙다”며 웃었다.

결혼식은 이같이 각자 애틋한 사연을 지니고 있는 탈북민 커플, 북·남 커플, 탈북민·외국인 커플 90쌍이 한국에서의 행복한 삶을 기약하는 자리가 됐다.

사회자는 신랑 신부의 이름을 일일이 불러 입장시켰다. 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먼 길을 돌아 이 자리에 선 만큼 특별하고 행복하?살아달라”고 덕담을 했다.

신용한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회 위원장이 청년위 위원들과 함께 축가로 가수 해바라기의 ‘행복을 주는 사람’을 불렀다.

결혼식 내내 신랑과 자녀들의 얼굴엔 웃음꽃이 폈지만 신부들은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쳤다.

탈북민 신부 임모씨(43)는 지인 소개로 2010년 남편 신모씨(47)를 만났다. 남편은 당장 결혼식을 하자고 했다. 임씨가 미뤘다. 북한에 있는 부모를 모셔온 뒤 식을 올리려 했지만 어느새 5년이 흘러갔다. 임씨는 “즐거운 날인데, 북한에 있는 부모님 생각이 나 마음이 쓸쓸하다”고 말했다.

이 행사는 김성호 전 법무부 장관이 이사장으로 있는 재단법인 행복세상 주도로 마련됐다. 김 이사장은 “한국에 정착해 살아가고 있는 분들이 한국 사회의 온정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축사를 했다. 이들은 결혼식을 마치고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에 마련된 축하 만찬에 참석했다. 1일에는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리는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제17기 발대식에 외빈으로 초청받는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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