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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자녀 2명 있으면 최대 4년 육아휴직"…직장문화 변화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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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발 '휴가혁명'

휴직기간 중 급여는 1년 유급·1년 무급
어학연수·해외여행 계획 제출하면 1년 휴가
삼성 "즐겁게 일하면 회사경영에도 도움"



[ 정지은 기자 ] 육아휴직 기간을 최대 2년으로 정한 기업은 항공사 등 특수한 곳을 제외하고는 거의 없다. 법에도 1년으로 돼 있다. 그래서 삼성전자가 이를 2년으로 확대한 것은 파격적으로 받아들여진다. 삼성전자는 3년 이상 근무자를 대상으로 한 자기계발휴가 제도도 도입했다. 일할 때 일하고 쉴 때는 쉬는 ‘일하기 좋은 직장’을 만들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삼성전자의 위상을 고려할 때 이 같은 휴가·휴직제도는 다른 기업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삼성전자발(發) 휴가·휴직혁명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여성직원 증가세에 부응

삼성전자는 다음달 1일부터 만 12세 이하 자녀를 가진 여성 직원과 만 8세 이하 자녀를 둔 남성 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육아휴직 기간을 최대 1년에서 2년으로 늘리기로 했다. 법으로 보장된 육아휴직 기한은 1년이다. 회사가 자발적으로 휴직 기간을 두 배로 늘렸다.

자녀 한 명당 2년까지 육아휴직을 쓸 수 있어, 자녀 두 명을 둔 직원은 최대 4년까지 쉴 수 있다. 이번 제도 개편은 생후 24개월 이하 영아를 돌봐주는 어린이집을 찾기 쉽지 않아 1년간 육아휴직이 끝난 뒤 복귀에 어려움을 겪는 여성 인력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삼성전자는 설명했다. 휴직기간 중 급여는 기존 방침 대로 고용노동기금 보상이 이뤄지는 1년에 대해서만 유급 적용하고, 나머지 1년은 지급하지 않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육아 및 자녀교육을 안정적으로 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춘 뒤 업무에 복귀하면 효율이 더 높아질 것으로 판단해 육아휴직 기간을 늘렸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여성 임직원 비중이 늘어나는 것을 감안, 다양한 여성 인력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2013년엔 자녀를 갖는 데 어려움을 겪는 여성 직원이 인공수정이나 시험관 아기 같은 난임시술을 받을 수 있도록 최대 1년간 휴직이 가능한 ‘난임휴직제’를 도입했다. 어린이집 수는 2012년 10개에서 2013년 12개로 늘렸다. 어린이집 정원도 2012년 1434명, 2013년 2431명, 지난해 2551명으로 확대했다. 육아휴직 제도에 대한 사내 홍보도 강화해 실제 사용자가 2013년 3294명에서 지난해 3376명으로 늘었다. 이번 개편에 따라 올해 육아휴직 사용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열심히 일한 당신, 쉬어라”

삼성전자는 3년 이상 근무한 직원을 대상으로 최대 1년간 자기계발 휴가를 쓸 수 있는 제도를 신설했다. 흔히 “직장생활은 3년차가 고비”라고 말한다. 이 같은 점을 고려해 3년 이상 근무한 직원에게 재충전 기회를 주겠다는 것이 삼성전자의 구상이다. 직원들이 업무에 지친 심신을 달래고 활력을 찾을 기회를 주겠다는 취지다.

어학연수나 장기 해외여행 등 자기계발 계획서를 제출하면 별도의 검증절차 없이 최대 1년간 쉴 수 있다. 자기계발 휴가기간에는 별도의 급여를 지급하지 않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런 기회를 준다는 것 자체가 임직원의 업무 사기를 높이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휴가 및 휴직제도 개편은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를 제외한 IT·모바일(IM), 소비자가전(CE)사업부에 우선 적용한 뒤 다른 계열사로 확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사업부는 24시간 공장 가동이 필요한 사업 특성상 추후 적용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고 삼성 측은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휴직제도 개편을 두고 업계에선 ‘참신한 시도’라는 평가가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국내 대기업을 중심으로 임직원 휴직제도 등 직장 문화에 변화를 주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틀에 짜인 듯 획일적인 근무 분위기가 풀어지면 업무 효율이나 성과 면에서 많은 발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백화점도 지난 3월 육아휴직 기간을 1년에서 2년으로 늘려 주목받았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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