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한국게임사가 통째로 중국 심천(Shenzhen, 선전, 深圳)으로 날아갔다. 한경닷컴 게임톡은 지난 3월 3일 창간 3주년을 맞아 '중국 특집'에서 한국 게임사 앱크로스를 소개했다.
2011년 중국 최초 차이나넥스트에 게임사로 상장한 ZQGame(중칭바오 中青宝)과 합작해 전 스튜디오가 중국으로 이동해 게임을 개발한 회사 이야기였다.
처음 손일홍(44) 앱크로스 대표가 자신의 블로그에 첫 소개했다. 그 소식만으로도 유저들로부터 열렬한 반응을 받았다. 게임톡은 손 대표에게 '한국 게임사 중국에서 개발하기' 원고를 청탁했다. 그 원고 역시 게임톡 독자들에게 뜨거운 성원을 받았다.
■ ZQGame 회장과 한 달 2~3번 미팅...게임 출시 프로세스는 한국과 달라
2015년 한국 모바일 게임사에 처음 일어난 '사건'이 일어났다. 한국 모바일 게임 개발사 스튜디오를 통째로 초대해 중국 현지에서 직접 개발하는 프로젝트였다. 초대된 개발사는 앱크로스고, 초청자는 심천의 ZQGame였다.
이렇게 현지로 날아간 체류 인원은 17명. 그렇지만 게임 개발 목표였던 3월말 '현지화 런칭'은 훌쩍 넘겨 벌써 6개월이 넘었다. 손일홍 대표에게 게임톡 사무실에 들어서자 질문을 던졌다. "게임은 잘 개발하고 있느냐"
그는 명랑하게 대답했다. "ZQGame 회장과 한 달 2~3번 미팅을 한다. 회장이 직접 게임 개발의 목표와 과정, 서비스와 마케팅이 한국과 중국이 어떻게 다른지 등 적극적으로 물어본다. 어려운 점에 대해서도 허심탄회하게 말해달라고 한다. 물론 개발, 서비스 방식 등이 달라 설득의 과정이 매우 힘들지만 매우 만족하다."
하지만 개발 과정에서 커뮤니케이션 착오도 있었다. 개발 중 중국 등급 버전을 미처 챙기지 못했다. ZQGame도 서비스 프로세스의 차이를 앱크로스에 제대로 설명해주지 못했다.
그는 "중국은 한국과 프로세스가 달랐다. 가령 한국에서는 구글에 오픈할 때 오픈 직전에 최종 서비스 버전이 나온다. 중국은 360등의 플랫폼에 오픈 한 달 전쯤 게임을 보내서 등급을 받는다. A 이상의 좋은 등급을 받아야 오픈한다. 360의 S등급은 구글의 피처 같은 효과가 있다"고 말한다.
■ 당초 3월말 출시...커뮤니케이션 착오, '초신쟁패' 8월 출시
가령 8월 1일 출시하려면 한국에서는 7월 말까지 계속 테스트하면서 밸런스를 잡고 8월 1일 서비스를 하면 된다. 반면에 중국에서는 8월 1일 출시하려면 한 달 전쯤 플랫폼에 보내서 등급을 받아보아야 된다. 등급이 좋게 나오면 바로 서비스를 하면 되지만, 등급이 나쁘면 수정과정을 거쳐야 된다.
한국 개발자들은 추가 요청 사항을 반영하여 7월 21일을 오픈을 목표로 개발하고 있는데 중국 마케터들은 6월 초에 완성되지 않은 버전을 플랫폼에 보내서 등급평가를 신청하였다.
손 대표는 "이 일 이후 앞으로는 등급 요청과 외부 공개를 위한 버전은 반드시 우리에게 정식으로 요청하고, 내부 평가를 거친 후 보내기로 합의를 보았다"며 "개발팀과 마케팅 팀이 완전히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ZQGame 조직과 중국 서비스 환경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상당히 피곤한 시간들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중국에서는 플랫폼의 등급이 가장 중요한 마케팅 과정이며 런칭 과정이다. 등급에 따라서 마케팅비를 계산한다. 중국 진출을 고민하는 개발사들은 등급 획득 과정과 높은 등급을 받을 수 있도록 잘 대응해야만 한다.
■ "어린 시절부터 게임개발 꿈....중국서 개발할 줄 몰랐다"
손일홍 대표는 프로그래밍 강사, PC 게임-온라인 게임을 개발과 서비스하다가 2002년 엠드림에 입사했다. 그리고 '갤러그' '보글보글' 등으로 피처폰 초기 모바일 게임의 흥행을 맛보았다. 2003년에는 팔라딘을 설립하여 '초밥의 달인' '진주만' '"디펜스 히어로" "아쿠아톡톡" 등의 흥행작을 서비스했다.
하지만 2012년 팔라딘에서 퇴사 후 앱크로스를 창업하였다. 새로 창업하면서 어떤 게임을 만들어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인지 많은 고민을 했다고 한다. RPG, FPS, MOBA, Tycoon 중에서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MOBA' 장르를 주력으로 선택했다.
'솔 오브 레전드(Soul of Legends)'를 서비스를 하면서 모바일 MOBA의 방향성을 다시 잡고 LOM을 만들고 있다. 그 경험이 있어 새 게임의 다운로드와 매출 모두에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그 준비도 착착 진행중이다. 현지화 기간 동안 중국에 대한 적응력과 체력을 키우는 것을 목표한다. 이미 앱크로스는 홍콩 법인 설립을 완료했다. 현재 중국법인을 설립 중에 있다. 앞으로 중국사업을 메인으로 삼아 글로벌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 심천 스튜디오 개발 중 직원 중 아이가 둘 생겨 겹경사
그렇다면 한국에서 현지화를 지휘하는 것과 중국 현지에서 현지화를 하는 것은 어떤 차이가 생길까. 심천 현지에서 작업하는 것이 여러 가지로 좋은 것들이 많다. 하지만 더 힘든 부분들도 있다.
그는 "한국에서 현지화를 할 경우 대부분 메일로 진행한다. 커뮤니케이션 비용이 많이 들지만 작업 과정이 메일 등의 문서로 남게 되는 이점도 있다. 하지만 현지에서 퍼블리싱을 할 경우, 현지에서는 부딪칠 수 있는 상황들이 많아진다. 메일로 하면 메일 뒤편에 있는 실수, 오류 등이 보인다. 그런데 직접 보다보니 싸울 일도 많아진다. 구두로 처리되는 부분들도 많아서 과정에 대한 문서화 작업도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중국 서비스를 잘하고 개발자 가족들과 심천에서 3박 4일간 워크숍을 계획한다고 '귀띔'한 손일홍 대표. 그는 "한국에 돌아와 계속된 스케줄로 3일 동안 회사에는 1시간만 머물렀다"면서도 좋은 결과를 기대하며 중국으로 향하는 발길을 돌렸다.
# 손일홍 대표는?
1997년 PC 게임, 온라인게임개발
2002년 엠드림프로그램팀팀장
2003년 팔라딘창업, 히트작: 초밥의달인, 아쿠아톡톡, 디펜스히어로등
2011년 모비클과 합병, 스카이레이크와 GREE에서 투자 유치
2012년 개발방식 이견으로 퇴사, 앱크로스 창업
# 앱크로스는?
2012년 5월 설립
2013년 빙고팡, 소울오브레전드 (MOBA), 오쉐프타이쿤서비스.
소울오브레전드 중국, 대만등에 100만불수출
2014년 빙글빙글도넛, 마카롱슈터서비스, 리그오브마스터즈(LOM) 개발
2015년 6월 쥬라기빌리지 서비스
2015년 8월중국 LOM 서비스 예정
2003년 창립한 모바일 게임에 특화된 퍼블리셔이자 개발사다. 2010년 중국에서 처음으로 차이넥스트(??板, Chinext)에 상장된 게임회사이다. 심천에서 상장했고, 2011년 미국에 지사도 설립하였다. 현재 세계적으로 30개 이상의 지사에서 총 3000여 명이 넘는 임직원을 두고 있다.
2012년 '로스트 타이탄'을 한국 런칭 후 2013년 한국에도 지사를 설립했다. 카드 배틀 전략 RPG '포켓나이츠', 액션 RPG소울 '가디언: 에이지 오브 미드가드', 그리고 판타지 RPG '브레이브 브레게이드'와 같은 최고 수익을 거둔 게임들을 출시했다.</p>
박명기 한경닷컴 게임톡 기자 pnet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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