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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에세이] 공동체 의식을 되새길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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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사태가 일깨운 공동체 의식의 중요성
모두가 하나로 뭉치면 어떤 어려움도 극복해

최연혜 < 한국철도공사 사장 >



이름조차 생소했던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이 온 나라를 휘저어 놓았다. 메르스 사태는 우리 사회에 많은 숙제도 남겼지만 교훈도 줬다.

메르스 위기는 무엇보다 국가가 운명공동체임을 되새기게 해줬다. 개인주의가 팽배한 우리 사회에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얼마나 강하게 서로 연대해 있는지를 깨닫게 했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남의 일에 관심을 두는 게 오히려 민폐라고 생각하고, “나만 잘살면 된다”고 말해 왔다. 그러나 메르스 위기는 공동체 구성원 한 사람의 아픔을 방치하면 그것이 곧 나나 내 가족의 아픔이 될 수 있음을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나만 잘되고 편하면 된다’는 사고방식의 무의식적 행동들이 결국 부메랑이 돼 자신에게 돌아온다는 사실을 가르쳐줬다.

아픔의 치유, 위기의 극복을 위해 온 국민이 합심해 힘을 발휘해야 한다는 것도 깨우쳤다. 메르스 최전선에서 사투를 벌이는 의료진의 헌신과 국가의 노력만으로는 안 된다. 사회 구성원 모두의 관심과 노력이 하나로 합해져야만 전염병은 비로?퇴치될 수 있다. 전북 순창군 장덕마을이 좋은 예다. 메르스 확진자 발생으로 마을 전체가 격리됐지만, 주민들의 철저한 규칙 준수로 최근 단 한 명의 추가 환자 없이 격리에서 해제됐다. 이 마을엔 그동안 밀린 농사 일손을 도우려는 자원봉사자들이 줄을 잇는다는 소식을 들으니 희망의 싹이 보인다.

지난 반세기 동안 우리 국민들은 수많은 굴곡과 위기를 함께 극복해오며 오늘날 세계 7위의 경제 대국을 이룩해냈다. ‘한강의 기적’은 세계 역사상 보기 드문 성공사례로 부러움의 대상이 됐다. 하지만 요즘 국가 경쟁력 약화와 경제 위기에 대한 국민의 우려가 커지고, 신성장 패러다임 모색 과정에서 우리 사회가 갈등과 진통을 겪고 있다. 이번 메르스 사태는 역설적으로 국가와 국민의 번영과 행복을 위해 온 국민이 공동체 의식으로 다시 뭉쳐야만 한다는 걸 경고해주는 것 같다.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각종 전염병이나 국가 위기에 대한 대응 체계를 재구축해야 하는 건 당연하다. 더 중요한 건 우리 사회의 정신적 성숙이다. 메르스가 지나간 자리에 이웃의 아픔을 나의 아픔으로 감싸고 보듬는 따뜻한 사회를 함께 만들어 나가자.

최연혜 < 한국철도공사 사장 choiyeonhye@korai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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