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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모직·코오롱·LF, 패션스쿨 삼국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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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F, 패션학원 DIAF인수
삼성·코오롱 이어 산학협력 교육사업 나서
SADI, 미국 파슨스와 제휴…FIK, 경쟁사 위탁교육도



[ 임현우 기자 ]
LF(옛 LG패션)가 패션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교육사업에 뛰어든다. 이렇게 되면 코오롱인더스트리, 제일모직에 이어 국내 패션기업 ‘빅3’가 모두 회사와 연계된 패션학교를 갖게 된다. 대형 의류 기업과의 산학협력을 바탕으로 한 ‘실무형 패션전문가’ 양성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LF는 서울 논현동에 있는 패션학교 디아프(DIAF)를 인수하고, 오는 9월 입학하는 신입생 모집을 앞두고 DIAF의 운영전략 전반을 새로 짜고 있다. DIAF는 LF가 지난달 인수한 케이블채널 동아TV가 2007년 설립해 운영해온 민간 패션학원이다.

LF는 본사 인사체계와 DIAF의 교육과정을 연계해 ‘LF 인재양성소’로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LF 관계자는 “동아TV를 인수한 목적에는 방송콘텐츠를 활용해 패션사업과 시너지를 내는 것과 함께 DIAF를 통해 산학협력을 강화하려는 의도도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패션기업과 연계된 교육기관으로는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이 1989년 설립한 코오롱패션산업연구원(FIK)과 제일모직 패션부문이 1995년 세운 삼성디자인스쿨(SADI) 등이 있다.

FIK는 코오롱이 자체 개발한 교육과정을 위주로 디자인, 상품 기획, 매장 운영 등 패션업 전반의 실무형 인재를 기르는 데 장점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천정우 FIK 교학처 부장은 “FIK는 코오롱과의 긴밀한 산학연계가 강점”이라며 “설립 이후 지금까지 정규과정 수강생만 3000명, 방학특강과 실무자과정을 포함하면 3만6000명 이상이 이곳을 거쳐갔다”고 말했다.


정규과정에는 패션디자인·패션MD·비주얼MD·테크니컬디자인 등 4개 학과가 개설돼 있다. 수강생의 80% 이상이 패션기업에 취업한다. 정승기 LF 상무, 박소연 제일모직 크리에이티브디렉터, 김은정 한섬 디자인실장 등 업계 실력파를 다수 배출했다. SK네트웍스, 신세계인터내셔날, LS네트웍스, 휠라코리아, 세정그룹, 패션그룹형지, EXR 등 경쟁업체는 물론 백화점, 홈쇼핑의 현직 직원들도 FIK에서 위탁교육을 받고 있다.

SADI는 세계적 패션스쿨로 인정받는 미국 파슨스와 제휴한 선진 교육과정이 강점으로 꼽힌다. 설립 당시 제일모직 소속이었지만 이후 삼성전자로 이관하면서 패션은 물론 시각·산업디자인까지 모두 가르치는 ‘삼성그룹의 디자인스쿨’로 영역이 넓어졌다. 패션디자인학과에서는 제일모직 임직원이 강의에 참여하며, 지난해 졸업생 29명 중 5명이 제일모직에 입사했다.

안상옥 SADI 차장은 “교육과정이 3년으로 길고 강도가 세다 보니 중도에 포기하는 학생이 적지 않다”면서도 “김은희, 오유경, 한현민 씨 등의 유망 디자이너를 배출했고 서울패션위크에 데뷔하는 SADI 출신도 매년 늘고 있다”고 했다.

LF는 후발주자인 DIAF를 본격 육성할 방침이다. LF 관계자는 “DIAF가 올해 학점은행제 교육기관으로 정식 승인받아 2~4년제 학사학위를 받을 수 있게 되는 등 성장 가능성이 크다”며 “LF 본사와의 인턴십 등을 강화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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