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FT 보도…한국 '틈새' 결혼정보업체 10여개 성업
탈북녀-한국남 전문 '이브' 소개
[ 박수진 기자 ] 최근 한국에서 탈북 여성과 한국 남성을 연결해주는 결혼정보업체들이 성행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탈북자들이 매년 계속 늘어나면서 탈북 미혼 여성들과 한국 남성을 전문적으로 연결해주는 ‘틈새’ 결혼정보업체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FT는 이 같은 사례로 ‘남북사랑결혼정보 이브’라는 업체를 소개했다. 탈북 여성인 김민정 씨(51·사진)와 한설향 씨(32)가 2008년 공동 설립한 이 회사는 현재 400여명의 탈북 여성과 200명의 남자 회원을 확보하고 있다. 남성은 가입비 200만원을 내지만 여성은 가입비가 없다.
이브는 남성 회원에게 연간 6명 이상의 여성 회원을 소개해준다. 그래도 성공하지 못하면 추가 만남을 주선한다. 한 대표는 “매년 1500~3000명의 탈북자들이 한국 사회로 들어오는데 이 중 70%는 여성”이라며 “이들이 한국에서 결혼하고 정착할 수 있게 돕기 위해 사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통일부는 지난 3월 말 현재 탈북자 수가 총 2만7810명이며 이 중 1만9508명(70.1%)이 여성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결혼을 원하는 탈북 여성 중 대부분이 한국 남성을 선호한다”고 전했다. 한국에 정착한 북한 남성들의 수입이 한국 남성의 3분의 1에 불과한 것이 주요 이유 중 하나라고 소개했다. 김 대표는 “그러나 탈북 여성들의 연애관이 1960년대 한국 여성처럼 매우 보수적이어서 한국 남성과 교제할 때 애를 먹는 경향이 있다”며 “이 때문에 회원 남성들에게 최대한 매너 있게 대할 것을 교육한다”고 말했다. 첫 데이트 때 여성의 손을 잡는 것 등은 가급적 삼가라는 것 등을 교육에 포함한다는 설명이다.
FT는 “남북한이 통일되면 이런 형태의 사업이 더욱 크게 일어날 것”이라며 “한국에서 성장하고 있는 일종의 통일 대비 사업”이라고 소개했다. 이브 같은 남남북녀 전문 결혼정보업체는 10여개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수진 기자 ps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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