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 < 한양대 교수 >
개별 주식의 가치는 그것이 전체 포트폴리오에 기여하는 정도에 따라 결정된다는 포트폴리오 이론은 주식 투자뿐 아니라 개별 주식과 포트폴리오로 볼 수 있는 모든 관계에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면 풋옵션 가격을 이 이론으로 설명할 수 있다. 위험자산인 풋옵션의 요구수익률이 안전자산의 그것보다 낮게 나오는 이유는 주가와 반대방향으로 움직이는 풋옵션은 주가와 관계없는 안전자산보다도 포트폴리오 관점에서는 더 가치있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
팀 경기인 축구를 보자. 박지성이 뛰어난 골잡이였다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MU)의 부름을 못 받았을 것이다. 이 팀에는 이미 호나우두와 루니 같은 출중한 (그러나 자기중심적인) 골잡이가 여럿 있기에 골잡이가 더 필요하진 않았다. 반면 수비에도 강점이 있고 90분을 쉼 없이 그라운드를 누비며 동료들에게 기회를 만들어주는 산소탱크 박지성은 이 팀에 큰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었다.
그는 MU라는 포트폴리오의 취약점을 보완할, 즉 위험을 줄여줄 자산이었기에 무려 7년간 팀에서 뛸 수 있었다. 이는 포트폴리오 이론에 부합한다.
이 이론이 어긋날 때도 적지 않다. 모든 경 藪【?승리는 득점이 실점보다 클 때 가능하므로, 1점을 더 따는 것과 1점을 덜 주는 것의 가치는 같고 따라서 공격수와 수비수의 중요성도 같다. 2015년 아시안컵 축구에서 한국이 결승까지 오를 때 모든 경기를 통틀어 가장 공헌한 선수를 꼽는다면 아마도 골키퍼 김진현일 것이다. 그의 선방이 없었다면 8강 진출도 어려웠다. 그렇지만 일반적으로 수비수들의 연봉은 공격수보다 적다. 뛰어난 공격수의 가치가 뛰어난 수비수의 그것보다 더 높아 보이는, 인간의 제한된 합리성으로 인해 시장 가격이 비효율적으로 형성되기 때문이다.
야구 또한 마찬가지다. 오랫동안 팀 성적이 최하위였던 한화 이글스는 새 감독을 영입하며 올해 새로운 역사를 써가고 있다. 사실 축구의 히딩크나 슈틸리케 감독처럼 야구에서도 감독이 포트폴리오(팀) 성과에 미치는 영향은 절대적이다.
하지만 이 시장에서 감독의 몸값은 통상 자유계약선수들(FA)과 비교해 매우 낮다. 이처럼 선수나 감독의 몸값이 비효율적으로 정해지는 시장에서는 팀의 연봉 총액과 팀의 성과는 반드시 비례하지는 않는다.
예를 들면 2014년 미국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우승은 팀 연봉총액 7위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돌아갔고, 팀 연봉 1위인 뉴욕 양키스는 10강전인 포스트시즌에도 진출하지 못했다.
유진 < 한양대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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