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현대자동차 등 한국 간판기업 실적 부진
협력업체 매출·이익 급감
[ 정인설 기자 ] 중소기업들이 고전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로 대기업에서 파생되는 ‘낙수효과’가 예전 같지 않다는 점이 꼽힌다.
낙수효과란 대기업의 성과가 좋으면 중소기업에도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을 말한다. 지금은 반대다. 엔저(低)와 상대적 원화 강세 등의 영향으로 상당수 대기업 실적이 신통치 않다. 수출과 내수 모두 주춤하는 모습이다. 그러다 보니 협력업체 일감이 줄어들고 있다. 다른 중소기업도 간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다.
자동차업종이 대표적이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1분기에 1조588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작년 1분기보다 18.1% 줄었다. 같은 기간 기아자동차의 영업이익은 30.5% 감소했다.
현대·기아차에 납품하는 협력사 실적도 덩달아 부진했다. 한라비스테온공조는 1분기에 전년 동기보다 13.4% 줄어든 802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데 그쳤다. 현대차에 차량용 스프링을 납품하고 있는 대원강업의 1분기 영업이익은 1년 전 대비 35.2% 급감했다. 같은 기간 차체 관련 부품 업체인 성우하이텍과 도어 부품 업체인 평화정공의 영업이익도 각각 8.1%, 17.9% 감소했다.
현대·기아차는 엔저 등으로 일본차에 밀려 고전하고 있다. 러시아 루블화와 브라질 헤알화 등 신흥국 통화 약세로 이들 지역에서는 차를 팔수록 손해보고 있다. 메르스 영향으로 국내 판매도 주춤하는 분위기다. 이러다 보니 협력업체의 어려움도 가중되고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전했다.
삼성전자 협력업체들도 마찬가지다. 그나마 실적이 괜찮은 반도체부문 협력업체들은 괜찮다. 스마트폰과 지난 1분기 중 영업손실을 기록한 소비자가전 협력업체들은 사정이 다르다. 연성회로기판(PCB)을 만드는 대덕GDS의 1분기 영업이익은 39억원으로 작년 1분기보다 69.3%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대표적 기업인 삼성전자와 현대차마저 실적이 주춤하고 있어 2, 3차 협력업체로 갈수록 느끼는 체감경기는 더욱 싸늘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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