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지훈 기자 ]
올 상반기에는 연금 기능을 더한 종신보험 상품이 잇따라 출시되며 큰 호응을 얻었다. 생명보험사들이 사적 연금 활성화를 위해 선보인 이 상품들은 장기생존과 조기사망 리스크를 동시에 보장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추고 있다.
지난 4월 출시된 신한생명 ‘신한연금미리받는종신보험’은 출시 두 달 만에 누적가입금액(사망보험금) 1조원을 돌파했다. 교보생명 ‘나를 담은 가족사랑 교보New종신보험’은 출시한 지 두 달이 안돼 1만1000여건이 판매됐다. 이 같은 가입 속도는 기존의 교보생명 사망보험 상품보다 2~3배가량 빠른 것이다.
여성·어린이 등 특정 소비자층을 겨냥한 상품도 올 상반기 인기를 끌었다. 특히 사회 활동을 하는 여성 가장이 늘어나면서 여성전용 보험 상품이 꾸준한 판매액을 보이고 있다. 30~40대 골드미스들이 이 상품을 많이 찾고 있다.
연금 기능 갖춘 종신보험이 대세
종신보험에 연금 기능을 더한 상품들의 반응이 뜨겁다. 종신보험은 원래 피보험자가 사망한 뒤 유족의 생활보장을 목적으로 한 상품이다. 여기에 의료비 생활비 등으로 사용하기 위해 일정 맨穩鳧?미리 받을 수 있는 새로운 종신보험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신한생명 교보생명 미래에셋생명 농협생명 등이 이 같은 종신보험 상품을 시장에 선보였다. 한화생명 등은 특약을 통해 기존 종신보험으로도 사망보험금을 생활비 등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신한생명이 지난 4월부터 판매한 ‘신한연금미리받는종신보험’은 사망보험금을 담보로 연금을 지급하는 상품이다. 집을 담보로 연금을 받는 주택연금(역모기지)과 비슷한 방식이다. 그동안 종신보험을 해지하고 연금으로 전환할 수 있는 상품은 있었지만 종신보험과 연금을 처음부터 연동한 상품은 처음이다.
교보생명의 ‘나를 담은 가족사랑 교보New종신보험’은 사망보장은 물론 고객이 원할 경우 사망보험금을 미리 당겨서 의료비나 생활비로 쓸 수 있도록 했다. 이 상품은 독창성을 인정받아 생명보험협회로부터 3개월간 배타적 사용권을 부여받았다.
기존에 있던 상품을 재편한 경우도 있다. 미래에셋생명의 ‘변액종신보험Ⅱ 인생은 교향악입니다’와 농협생명의 ‘내맘 같이 NH유니버셜 종신보험’은 사망 전까지 보험금을 받을 수 없었던 기존 종신보험을 생존 기간에 연금 등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바꿨다. ‘변액종신보험Ⅱ 인생은 교향악입니다’는 연금전환 뒤에도 위험 보장을 계속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해외채권을 포함한 20여개의 다양한 펀드가 포함돼 있어 투자시장 흐름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다.
‘내맘 같이 NH유니버셜 종신보험’은 입출금이 자유로운 유니버셜 기능 및 고객의 경제사정에 따른 보험료 납입의 편의성을 높여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상품은 하루 평균 322건, 5569만원의 월납 초회보험료 실적을 올리고 있다. 가입 후 5년 이상 경과하고 전환 시 해지환급금이 500만원 이상일 경우 연금 전환이 가능하다.
한화생명은 특칙을 통해 연금 기능을 넣었다. 기존 주력 상품인 종신보험 3종에 ‘사망보험금 연금선지급서비스 특칙’을 모두 적용한 것. 대상 상품은 ‘교육비받는 변액통합 종신보험’ ‘스마트변액통합종신보험’ ‘스마트종합종신보험’이다. 미래에셋생명 ‘연금전환되는 종신보험Ⅱ 인생은 교향악입니다’도 특약을 통해 사망보장과 연금 수령이 동시에 가능한 상품이다. 이 상품은 사망보장을 기본플랜, 체증플랜, 실속플랜, 소득보장플랜 등으로 다양화해 소비자의 가입 목적에 따라 맞춤 설계가 가능하도록 했다.
여성만을 위한 보험
여성 전용 보험 상품도 꾸준한 판매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화재는 지난 2월 여성 질환을 집중 보장하는 ‘여성을 위한 W보험’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지난 18일까지 1만5961건이 판매되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물혹·유방선종·자궁근종·난소염 등 초기 여성 질환 수술비뿐 아니라 유방암과 자궁암 진단·수술비, 항암방사선 약물치료비, 유방절제술 및 자궁적출 수술비까지 보장해 여성 고객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롯데손해보험도 오직 여성만을 위한 여성건강종합보험 ‘롯데 Only 여성보험’을 판매 중이다. 손보업계 최초로 응급실 내원시 응급실내원비 특약을 통해 진료비를 보장한다. 또 유방암수술비, 류머티즘관절염진단비, 강력범 慨??등 여성에게 특화된 보장을 넣었다. 여성들이 많이 사용하는 6대 가전제품의 고장 수리시에도 보험금을 지급한다. 출산축하금도 준다. 본인 또는 배우자(남편)의 소득상실시 구직급여일당·구직급여지원금·장기구직급여지원금 특약을 통해 구직 활동시 필요한 생활자금도 지원한다.
한화생명은 기존 ‘한화생명 CI보험’에 ‘여성특정4대질병보장특약’을 넣어 여성 고객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 특약을 통해 유방암으로 인한 유방절제술(500만원), 특정 류머티즘관절염(200만원), 중증 루푸스 신염(2000만원), 다발성경화증(2000만원)과 같은 여성들에게 발병하기 쉬운 질병에 대비할 수 있다.
하반기 보험 가입 전략은
전문가들은 이달부터 보험사들의 절판 마케팅이 본격화되면서 상반기에 인기를 끈 연금형 종신보험 등 하이브리드 종신보험의 강세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고금리 상품인 양로보험에도 소비자 수요가 몰릴 것으로 내다봤다. 양로보험은 생명보험과 사망보험을 합한 보험상품이다. 피보험자가 사망 시에는 보험금을, 생존 시에는 연금을 받아 노후를 대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홍인 미래에셋생명 분당 고객행복프라자장은 “원금이 보장되는 변액연금 상품에 대한 소비자의 수요가 클 것”이라며 “연령대별 트렌드에 맞게 연금 납입 방식을 설계할 수 있는 상품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보험사들이 예정이율을 낮추고 있는 것도 하반기 보험 가입에 큰 변수다. 생명보험사들이 지난 4월 예정이율을 줄줄이 낮춘 데 이어 손해보험사도 6~9월 사이 예정 缺꼭?0.25%포인트씩 낮출 채비를 하고 있다. 예정이율이란 보험사의 예상 운용 수익률로 예정이율이 0.25%포인트 떨어지면 7~10%가량의 보험료가 오른다. 보험사들이 보험료가 오르기 전에 서둘러 상품 가입을 권유하는 절판 마케팅에 나서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예정이율이 떨어지더라도 보험 충동구매를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기존에 가입된 보험 상품이 보장하는 것을 잘 따져보고 보장이 안되는 부분을 보완하는 방식으로 상품에 가입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또 100세시대를 맞아 질병후유장해를 보장해주는 상품에도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당뇨나 고혈압 등 수술 시 드는 진단비 외에도 합병증 발생 가능성이 높은 질병의 경우 후유장해를 충분히 보장받을 수 있는 상품에 가입하는 게 중요하다고 충고했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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