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0.9% 급감
5년9개월 만에 '최대폭'
일자리 23만개 사라질 판
[ 임원기 기자 ] 지난달 수출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6년여 만에 처음 두 자릿수 감소했다. 저유가와 엔저, 중국 저성장 등의 영향으로 10대 주력 품목 중 반도체와 휴대폰을 제외한 자동차 석유화학 조선 디스플레이 등 8개 품목의 수출이 급감했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올해 23만여개의 일자리가 감소하는 등 국내 경제에 깊은 상처를 남길 것이란 분석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5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액은 423억9200만달러를 기록, 지난해 같은 달보다 10.9% 줄었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었던 2009년 8월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0.9% 감소한 후 5년9개월 만의 최대 감소폭이다. 올 들어 5개월 연속 줄어든 수출은 감소폭이 매월 커지고 있다.
5월 수입액은 360억7200만달러로 전년 동월보다 15.3% 감소했다. 수출보다 수입이 더 줄어 무역수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억5000만달러 늘어난 63억2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올 1~5월 누적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2억7800만달러 감소했다. 이런 추세가 지속된다면 연간으론 319억2000만달러가 줄어든다는 계산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수출의 취업유발계수(수출로 인해 늘어나는 일자리 수)는 100만달러당 7.2명이다. 올해 319억2000만달러 수출이 감소하면 일자리는 연간 23만여개 줄어들 수 있다는 뜻이다.
한국 경제의 버팀목이던 수출이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지만 정치권은 경제 살리기는 뒷전이라는 지적이다. 국회법 개정으로 시행령 수정 요구권을 갖는 등 자기 권력을 확대하는 데만 몰두하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오세환 국제무역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수출 기업들이 경쟁력을 갖추도록 규제를 완화하고 노동분야의 구조개혁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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