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 등 서비스산업 적극 육성해 양질의 일자리 창출
[ 하인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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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 성장 50년’, 1997년 외환위기에도 굳건히 버텨내며 2012년 수출 1000억달러를 달성하는 등 초고속 성장가도를 달리던 울산 경제가 속절없이 허물어지고 있다. 지역경제의 불꽃을 밝히던 주력산업은 글로벌 경기 둔화, 중국 등 경쟁국의 시설 증설과 기술 추격에 밀려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등 3대 주력산업은 이미 중국에 따라잡혀 글로벌 수출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주력 제조업은 선진국과 후발 개발도상국 사이에 낀 너트 크래커(호두까기 기계)가 돼 모든 악재가 겹치는 최악의 상황인 퍼펙트 스톰의 위험에 직면했다.
신음하는 울산 제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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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시간 SK이노베이션의 울산항 수출전용 부두. 컨테이너 재고가 가득 쌓인 채 하염없이 수출 선적을 기다리고 있다. 정제마진 악화가 지속되는 가운데 국제 유가 하락으로 재고 손실까지 발생했다. 최근에는 외환위기 이후 18년 만에 처음 희망퇴직에 들어가면서 회사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국내 1위 나일론 원료 제조업체인 카프로의 지난해 매출도 3915억원으로 1년 전보다 반토막이 났다. 인근 울주군 온산읍에 있는 국내 제1의 티타늄 가공업체인 티에스엠텍은 최근 경영난을 견디지 못하고 부도처리됐다. 1998년 창업한 티에스엠텍은 2007년 본사 소재지를 경기 안산에서 울산으로 옮긴 후 3000억원대의 중견기업으로 성장했지만 세계경기 침체에 속절없이 허물어졌다. 세계경기가 회복되지 않는 한 울산 주력산업의 붕괴는 시간 문제라는 우려가 여기저기서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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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뚝산업의 수렁에 빠진 울산
울산산업의 위기는 정보기술(IT), 금융 등 지식기반사회로의 전환을 외면한 채 굴뚝산업으로 대변되는 기존 전통 제조업에 안주해 미래에 대한 준비를 게을리한 결과물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대기업 주도의 전통 제조업에 안주해 다가올 위기에 무감각해졌고, 개구리가 뜨거움을 느끼는 이제서야 위기감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게 제조업에 집중된 산업구조다. 선진 주요 도시들이 제3의 물결로 표현되는 지식기반사회로 빠르게 전환하면서 제조업 비중을 줄이고 있는 데 비해 울산은 제조업 비중이 절대적이다. 지역 제조업의 비중은 2011년 73.4%에서 2012년 72.5%, 지난해에는 69%로 소폭 떨어졌지만 여전히 70%에 육박할 정도로 절대적이다.
하지만 주력 제조업을 보완할 서비스업으로의 경제체질 변화의 기운조차 감지되고 않고 있다. 울산의 지역내총생산(GRDP) 대비 서비스업 비중은 2013년 23.9%로 전국 평균(58%)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서울 89.8%, 대전 76.8%, 부산 72.1%, 대구 70.9%, 인천 60.4%, 광주 65.0% 등 경쟁 도시와의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서비스업이 열악하다. 산업현장의 고령화도 가속화하면서 울산 산업현장은 한마디로 성장동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울산 경제지표도 뒷걸음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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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는 기회, 새로운 도전 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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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이 지난해 울산에서 열린 각종 포럼과 세미나에서 제시한 방안도 주력산업에 지식·기술의 융복합화를 통한 산업구조의 고도화, 관광 등 고부가가치 서비스업 육성 및 연구개발(R&D) 기능 활성화, 동북아 오일허브 구축과 연계한 금융산업 및 연계 서비스업 발전, 교육·정주 여건 개선 등으로 귀결된다.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의 경직된 노사관계도 하루 빨리 해결해야 할 과제다. 지난해 노사상생 19년 만에 파업에 들어간 현대중공업 노조는 올해도 강성 투쟁을 예고하고 있다. 현대차 노조도 “정기상여금, 복리후생비, 휴가비 등을 통상임금에 포함시키지 않으면 투쟁을 불사하겠다”며 강경 투쟁을 선언한 상태다.
조재호 울산대 경제학과 교수는 “울산이 다시 도약하려면 기존에 준비한 계획을 철저히 추진해 나가는 것과 더불어 지역을 주체적·능동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현대의 정주영, SK 최종현 회장과 같은 혁신적인 기업가 정신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조 교수는 또 “지역 사회를 혁신해 경제의 통상적인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전환점을 만들고, 이것이 다른 전후방 산업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할 창의적 기업인의 유치와 배출 여부는 결국 지역사회 공동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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