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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데스크] 세계교육포럼이 남긴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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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웅 지식사회부 차장 redael@hankyung.com


국제기구와 세계 각국 교육부 장·차관이 인천에 모인 세계교육포럼에서 한국의 교육이 많은 사람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변변한 천연자원과 자본 축적도 없이 교육을 통한 인적자원 개발로 오늘날의 대한민국을 만들었다는 칭찬 일색이다.

김용 세계은행 총재는 포럼 개막식에서 “교육 분야 경쟁력을 고민한다면 한국의 학교를 방문하라”고 권했다. 이번 포럼과는 무관하게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그동안 여러 차례 한국을 배워야 한다며 모범사례로 치켜세웠다.

칭찬이 부담스러운 한국 교육

하지만 지난해 발표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교육지표를 보면 ‘과연 그럴까’ 하는 생각이 든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한국의 공교육비 부담은 7.6%로 OECD 평균(6.1%)을 웃돈다. 하지만 이 가운데 정부 지출(4.9%)을 뺀 민간 부담률은 2.8%로 OECD 평균(0.9%)의 세 배가 넘는다. 한국 학부모의 공교육비 부담률은 14년째 세계 1위로 학원 등 사교육비를 포함한 교육비 부담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한국이 이룬 성취는 학부모의 높은 교육열과 ‘무한 희생’의 결과물이다.

학교 현장에서 들려오는 얘기도 그렇게 반갑지는 않다. ‘교실 붕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밤에 학원에 가느라 수업시간에 조는 아이가 많다고 한다. 교사들도 학생을 깨워 가르치려는 의지가 없다고 한다. 상호 ‘포기 모드’라는 자조 섞인 얘기도 들린다. 학부모가 교사의 교권을 침해하는 사례도 부쩍 늘었다.

아이들의 인성에 대한 걱정도 커지고 있다. 학교 폭력이나 집단 따돌림은 줄었지만 사회관계망(SNS)에서 이뤄지는 괴롭힘인 ‘카톡 왕따’는 일부 학생을 자살로까지 내몰고 있다. 얼마 전 빚어진 예비군 총기난사 사건도 학교에서의 인성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교실의 붕괴가 사회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성공스토리 이제부터 써나가야

물론 세계적으로 5800만명의 어린이가 초등교육조차 받지 못하고 7억8100만명의 성인이 여전히 글을 읽지 못하는 것과 비교하면 한국이 ‘배부른 소리’를 하고 있다고 느낄 수 있다.

훔질레 믈람보-응쿠카 유엔여성기구 총재는 “아프리카의 여성들은 제대로 된 교육 기회를 제공받지 못하는데, 1년이라도 학교에 다닌 사람은 자녀를 학교에 보내려는 의지가 대단히 강하다”며 일부 지역의 안타까운 현실을 소개하고 국제 사회의 지원을 강조했다.

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은 “인천 세계교육포럼은 한국의 성공스토리를 보여주는 기회”라고 말했다. 세계는 한국의 놀라운 성취에 감탄하며 국제사회에 더 많이 기여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진정한 교육강국으로서 한국의 위상을 공고히 하려면 그런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

특히 서로 다름에 대한 이해와 존중을 바탕으로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를 갖춘 세계시민으로 우리 아이들이 거듭나도록 세계시민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세계시민교육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제안한 운동이다. 인성교육을 넘어 세계와 소통하고 배려할 수 있도록 가르칠 때 우리의 성공스토리는 제대로 쓰여질 수 있고 더 많이 세계를 도울 수 있을 것이다.

정태웅 지식사회부 차장 redae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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