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순의 넷 세상) 소셜네트워크 카카오스토리는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는 '스토리채널'이 많습니다. 그중 어학 분야는 급부상하는 채널 중 하나입니다. 이중 영어 교육 채널 'SNS english'는 소식을 받는 구독자 수가 30만 명이 넘는 인기 서비스인데요.저도 'SNS english'를 챙겨보는 구독자입니다. 주로 매일 아침 출근시각 무렵인 오전 8시를 전후로 새로운 콘텐츠가 업데이트됩니다. 우선 대표적인 콘텐츠는 '오늘의 단어'입니다. 3~4장의 카드뉴스 형태로 제공합니다.
또 영어뉴스나 재미있는 동영상을 통해 '듣기'를 돕는 콘텐츠도 있습니다. 기존의 영어 동영상과는 다르게 1분 안팎의 짧은 분량으로 편집돼 있습니다. '10초 버티기 뉴스 청취'의 경우 영상을 플레이했을 때 스크립트(영어 문장이 적힌 자막)가 배경으로 깔려 있습니다. 주요 단어와 문구는 가려져 있다가 노출되 ?형식으로 '반복 학습'을 지원합니다. 동영상과 함께 해석과 구문, 표현 등을 담은 텍스트도 원고지 5매 전후로 제공됩니다.20~30초 분량으로 제작되는 '30초 영어캠프'는 정말 자주 쓰는 생활표현을 동영상으로 제작해 큼지막한 자막과 함께 제공합니다. 예를 들면 젊은 여성이 "걔 신경쓰지마, 화풀이하는 거야."라고 한국어로 말하면 한 남자가 "Don't worry about him. He is just venting."이라고 말합니다. 이렇게 한국어-영어 문장을 번갈아가며 말합니다.'카툰 번역'도 있습니다. 만화에 실린 영어 표현을 소개하는데요. 영어와 한국어의 직설적인 표현을 등장시킵니다. 요즘 유행어나 은어를 보여주며 관심을 유발하는 식입니다.시의성 있는 사안이나 뉴스 인물을 다룬 영상도 번역해서 제공합니다. 4월30일 등록한 '영상번역-아베총리를 향한 하버드 학생 돌직구 질문'이 대표적입니다. 텍스트와 함께 제공한 영상은 한글자막과 영어자막이 순차적으로 편집돼 나옵니다. 영어교육 普矛糖?제공하는 건 아닙니다. 클래식, '움짤' 영상, 음식 등 다양한 소재를 제공합니다. 한마디로 여유 시간에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큐레이션하고 있습니다.콘텐츠 저작권은 대부분 'SNS english'에 있습니다. 1년 6개월 째 스토리채널 운영을 맡고 있는 강희흔(37) 씨와 14일 전화연결이 됐습니다. 강 씨는 16만 명의 좋아요를 기록한 페이스북, 카톡 플러스 친구 계정 그리고 블로그도 맡고 있습니다. 각각 조금씩 다른 콘텐츠 구성과 시간대에 일 평균 4~5개의 콘텐츠를 제공합니다. 11일부터 카톡으로 콘텐츠를 푸시하고 있습니다. - 콘텐츠는 혼자 다 만드나요? "미국에 콘텐츠를 제작하는 인원이 7~8명이 있습니다. 유학생도 있고 교포도 있습니다. 친구들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대부분의 콘텐츠를 직접 해결하고 있습니다. 단, 영어카툰이나 외신기사 등은 번역을 통해 원저작물에 추가가치를 덧붙입니다. 전체 발췌 등은 피하고 출처명기, 원문 링크 삽입을 반드시 합니다. 이런 콘텐츠들이 대부분 미국 콘텐츠이므로 미국 변호사님께 정기적으로 자문을 구하고 있습니다." - 제작 노하우가 있다면요?"각 계정 별로 이용자층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너무 어렵거나 사회성이 짙은 콘텐츠를 올리면 항의가 들어옵니다. 말초적인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페이스북의 경우에는 어지간한 임팩트가 없이는 이용자 반응을 끌어내기 어렵습니다. 소셜피로도가 누적돼 있고 많은 서비스 채널들이 경쟁하고 있기 때문에 감동, 웃음 코드를 차별화해야 하고 시의적절해야 합니다. "
"특히 영어 고수들이 많아서 제작한 콘텐츠에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즉각 정정도 해야 합니다. 감수성이 강한 분들이 많아서 괜찮다고 생각되는 장면도 과하다고 보는 분도 있습니다. 이용자의 반응을 잘 헤아리는 게 중요합니다.""무엇보다 교육적 요소가 강하면 안보게 됩니다. 공부를 하려면 학원에 가는 게 낫습니다. SNS 콘텐츠는 머리를 쓰게 한다, 공부를 시키겠다고 하면 망칩니다. 뇌를 쓰는 일은 힘듭니다. 처음 봤을 때 머리를 쓰게 만들면 다시 보지 않습니다. 다시 머리를 써야 한다는 기억이 콘텐츠 확장에는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교육적 요소와 오락적 요소의 경중을 잘 살펴야 합니다.""배포 시간도 중요합니다. 가령 새벽에 보 뺨?건 되도록이면 하지 않습니다."- SNS english만의 인기비결은요?"첫째, 상업성을 내 세우지 않고 꾸준히 하고 있는 점을 좋게 봐주시는 것 같습니다. 소셜네트워크는 콘텐츠 퀄리티가 좋다고 평가가 잘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일관된 수준을 유지하는 게 중요합니다. 큰 실수도 하지 않아야 합니다."
"둘째, 서비스를 하다 보면 어떤 게 임팩트가 있는지 알게 되는데요. 욕심을 부리면 실패할 수 있습니다. 말로 표현하기 어렵지만은 그 경계를 잘 알고 콘텐츠에 수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셋째, 콘텐츠가 시장에서 반응을 불러모으는 흐름은 아주 동적입니다. 가령 처음 올라온 이용자 댓글에 적절히 대응하느냐도 콘텐츠 인기와 직결됩니다. 또 똑같은 콘텐츠도 오늘 올리느냐 내일 아침에 올리느냐에 따라 반응이 다릅니다. 대형 커뮤니티의 게시글, 이용자 반응을 수시로 체크하면서 체감해야 합니다."
"넷째, 사안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워낙 빠르게 돌아가는 시장이기 때문에 타이밍을 잃으면 기회를 잃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은요?"현재 법인을 설립해둔 상태지만 아시다시피 매출은 0원입니다. 경쟁이 치열한 시장이긴 해도 어학시장은 잠재력이 큽니다. 입시, 유아 교육 분야는 큰 사업자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틈새시장을 잘 비집고 들어갈 계획입니다만 아직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는 어렵습니다."강 씨는 대기업에서 마케팅 컨설팅을 하다 영어에 꽂혔습니다. 시장 트렌드를 연구하는 모임서 책 출간도 해왔습니다. 한 마디로 내공이 있는 '고수'입니다. 그가 들려준 말을 정리해다보니 SNS english만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닌 것 같습니다. 소셜네트워크와 그 이용자들을 철저히 이해하는 것이 모든 콘텐츠의 출발점이라는 메시지였으니까요. / 디지털전략부 기자 (끝)한경+는 PC·폰·태블릿에서 읽을 수 있는 프리미엄 뉴스 서비스입니다 [한경+ 구독신청]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국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