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스페셜리스트 - 박동주 지능범죄수사대 1계장
[ 김동현 기자 ] 보이스피싱 범죄의 첫 단서는 올해 초 서울 시내에서 퀵서비스 일을 하는 정보원의 제보였다. 은행통장 수십 개를 모 지하철역 물품보관함에 넣어달라는 주문을 받은 정보원이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이를 알린 것이다.
8일 서울 묵동 서울지방경찰청 외청에서 만난 박동주 지능범죄수사대(지수대) 1계장(사진)은 “보이스피싱 범죄에는 피해자로부터 돈을 송금받기 위해 여러 개의 대포통장이 동원된다”며 “이야기를 듣자마자 보이스피싱 범죄일 것이라고 생각해 수사력을 집중했다”고 말했다. 작년 2월 광역수사대 지능범죄수사계장을 맡아 보이스피싱 범죄를 쫓기 시작한 박 계장은 올 2월 지수대가 설립되면서 1계장을 맡아 보이스피싱만 전문적으로 수사하고 있다. 지수대 1계에는 4개 팀 45명의 경찰관이 소속돼 그의 지휘를 받고 있다.
박 계장은 “돈이 입금되고 송금된 흐름을 추적하다 보니 마지막에는 경기 안산과 서울 대림동의 사설 환전소에 이르렀다”며 “환전소 사장 등 관련자 6명을 검거했지만 추적은 여기서 끝났다”고 뽀杉? 불법 송금을 이용한 만큼 중국 내에서 보이스피싱 총책에게 돈이 전해지는 경로를 추적하는 것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그는 “환전상이 갖고 있던 중국 내 은행 공인인증서를 통해 송금 내역을 확인하려 했지만 이미 이를 폐기한 뒤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2009년부터 2년간 자금세탁 혐의가 있는 금융정보를 수집·분석하는 금융정보분석원(FIU)에서 파견 근무를 하는 등 각종 금융범죄를 다뤄왔다. 하지만 보이스피싱과 관련된 자금 추적은 더 어렵다는 설명이다. 박 계장은 “대포통장 모집책과 피해 자금 인출책, 해외 송금책 등이 각각 점조직으로 이뤄져 있어 제보와 미행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환전상을 통한 범죄수익의 해외 반출에서 보듯 한국 내 수사만으로는 보이스피싱 범죄를 완전히 근절시키는 데 한계가 있다”며 “보이스피싱 총책을 잡기 위해선 중국 경찰과의 적극적인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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