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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자산 아니었네…" 채권펀드 줄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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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금리 급등 타격…키움KOSEF10년국고채
한달새 7% 가까이 손실…해외채권펀드도 -0.3%

"채권값 하락 오래 안간다" 손실에도 꾸준히 자금유입



[ 허란/송형석 기자 ]
한국을 포함한 주요국 국채와 회사채 금리가 급등(채권값 하락)하면서 주요 채권 펀드 수익률도 일제히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주식 시장 과열을 우려해 상대적으로 안전한 채권 펀드로 이동한 투자자들은 곤란한 처지에 빠졌다. 미국 하이일드채권펀드(신용등급이 낮은 고위험채에 투자하는 펀드) 등 일부 상품에서는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채권펀드 줄줄이 마이너스

7일 펀드 평가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상장지수펀드(ETF) ‘키움KOSEF10년국고채레버리지’ 가격은 지난달 10일 12만5000원에서 이날 11만5000원으로 급락했다. 한 달 만에 7% 안팎의 손실이 났다. 채권값 변화의 두 배만큼 가격이 움직이는 상품이다 보니 낙폭이 컸다는 설명이다. 다른 ETF 상품인 ‘삼성KODEX10년국채선물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채권-파생형]’의 가격도 한 달간 3.0% 떨어졌다.

일반 채권펀드도 줄줄이 손실을 내고 있다. 설정액 10억원 이상의 국내 채권형펀드 221개 가운데 184개가 최근 1개월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221개 펀드의 1개월 평균 수익률은 -0.44%에 그쳤다. 연간으로 따지면 5%대 손실이 난 것이다. ‘안전 자산’으로 여겨지는 채권 펀드 1개월 수익률이 음의 값으로 떨어진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는 게 증권가의 평가다.

안정적인 수익을 내던 유럽과 미국 채권펀드들도 줄줄이 순손실로 돌아섰다. ‘미래에셋법인전용미국회사채월지급식증권투자신탁1(채권-재간접형)’은 최근 1개월 수익률 -1.45%를 나타냈다. ‘AB유럽증권투자신탁(채권-재간접형)’도 1개월 수익률이 -0.9%까지 내려갔다.

◆일부 상품에선 자금 이탈

수익률 하락에도 채권형 펀드로 자금은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 채권금리 급등현상이 오래 가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국내 채권형펀드와 채권혼합형펀드에는 최근 1개월간 각각 9865억원, 7261억원이 유입됐다. 해외 채권형과 채권혼합형펀드도 각각 1255억원, 3335억원을 끌어모았다. 김윤진 한국투자신탁운용 채권본부 팀장은 “최근 채권가격이 계속 떨어지자 이제 하락세가 멈출 때가 됐다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채권 펀드에 돈을 넣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하이일드채권 펀드는 예외다. 한 달 만에 1600억원에 달하는 매물이 쏟아졌다. 하반기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을 감안해 보다 안전한 채권으로 자금을 옮기는 투자자가 많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고위험 채권에서 급격한 자금 이탈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김 팀장은 “미국 하이일드채권섹터의 30%가량이 원유 관련 기업이 발행한 물량”이라며 “채권 금리가 박스권을 뚫고 계속 올라가고 원유값은 기대만큼 못 오르는 상황이 닥칠 것을 우려하는 투자자가 많다”고 설명했다.

국내 채권가격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린다. 윤여삼 대우증권 리서치센터 채권팀장은 “채권금리 방향이 상승 쪽으로 확대되는 국면”이라고 말했다. 반면 홍사욱 미래에셋자산운용 채권운용2본부장은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인하 기대감이 줄어들면서 채권금리가 오르고 있지만 저성장 국면에서 과거처럼 많이 오르긴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허란/송형석 기자 w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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