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사 전환 없다" 한경 보도에 지배구조 개편주 엇갈려
"증권가 시나리오 모두 빗나갔다"
지주사 전환 기대감에 올랐지만 제일모직, 당분간 주가회복 힘들듯
이재용 부회장 지분 많은 SDS, 삼성전자와 합병설도 거론
[ 송형석/윤정현/심은지 기자 ]
제일모직이 10% 이상 급락했다. 삼성그룹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지 않기로 했다는 한국경제신문의 7일자 보도가 영향을 미쳤다. 이 회사 주식은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위치, 보유 자산과 실적에 비해 비싼 가격에 거래돼 왔다. 반면 삼성SDS 주가는 5거래일 만에 반등했다. 그룹 후계자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지분율은 높지만 그룹 지배구조에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는 점이 매력으로 부각됐다는 평가다. ‘지주사 카드’가 폐기됐다면 향후 이 부회장이 그룹을 승계하는 과정에서 요긴한 역할을 맡게 될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거품’ 터진 제일모직
제일모직은 7일 전날보다 10.66% 하락한 14만2500원에 장을 마쳤다. 단기 고점이었던 지난달 23일과 비교하면 낙폭이 20.39%에 달한다. 윤지호 이베스트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증권가에서 내놓은 시나리오가 모두 틀렸다”며 “지주회사 전문가들의 ‘소설’로 만들어진 거품이 한꺼번에 터진 셈”이라고 설명했다.
제일모직 주가와 관련해선 앞으로 상당 기간 회복이 어렵다는 평가가 많았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 주가에는 지주회사 전환 기대감이 상당 부분 반영돼있다”며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바이오사업의 성장성을 고려해도 지금 주가 수준은 결코 싸지 않다”고 말했다.
그동안 증권가에선 삼성이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제일모직을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그룹 지배구조를 개편할 것이란 관측이 무성했다. 제일모직의 갑작스러운 상장을 지주회사 체제 전환의 첫걸음으로 본 것이다. 이 부회장이 지분 23.23%를 보유하고 있는 제일모직이 지주회사가 되면 그룹 지배구조가 깔끔하게 정리된다는 점도 제일모직 지주회사설이 나돈 이유 중 하나다. 현재 삼성그룹은 ‘제일모직→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카드’로 이어지는 출자구조로 돼 있다.
◆다시 조명받는 삼성SDS
반면 삼성SDS 몸값은 오름세로 돌아섰다. 전날보다 1.45% 오른 24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엔 제일모직과 동반 하락했지만 오후 들어 상승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투자자들에 따라 재료에 대한 해석이 달랐다는 얘기다.
이 부회장이 지주회사 체제를 포기하고 그룹 승계를 위한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삼성SDS 지분 11.25%를 파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대주주의 지분 대량 매도 가능성은 주가에 악재다. 하지만 지분 매도가 당장 이뤄지지 않는다면 반대의 해석도 가능하다. 대주주가 비싼 값을 받기 위해 다양한 주가 부양책이 나올 수 있고 이 경우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와 삼성SDS를 합병하는 시나리오도 거론되고 있다.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 지분은 0.57%에 불과하지만 두 회사를 합병할 경우 지분율을 대폭 높일 수 있다.
또 삼성전자가 꾸준히 분기당 6조~10조원의 이익을 내고 배당성향도 지금보다 높인다고 가정하면, 배당금으로 상속세 재원의 일부를 마련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공영규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삼성SDS의 합병은 그룹 지배력과 사업 시너지 효과 모두를 노릴 수 있는 유력한 방안”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은 이번 발표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증권가는 보고 있다. 윤 센터장은 “삼성전자는 지배구조 이슈보다 실적과 금리에 따라 주가 방향이 결정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송형석/윤정현/심은지 기자 click@hankyung.com
[한경스타워즈] 대회 참가자 평균 누적수익률 40%육박! '10억으로 4억 벌었다'
[특집_가계부채줄이기] '그림의떡' 안심전환대출 포기자들, 주택 아파트담보대출 금리 비교로 '반색'
[한경+ 구독신청] [기사구매] [모바일앱]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국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