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9 재·보궐선거에서 충격의 참패를 당한 새정치민주연합이 강도높은 쇄신책 마련에 나섰다.
'성완종 파문'이라는 호재에도 수도권에서 여당에 속수무책으로 당했을 뿐 아니라 안방인 광주마저 무소속 천정배 후보에게 내주는 등 '샌드위치' 신세로 전락하자 당내에서는 이번에야말로 생존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퍼지고 있다.
특히 천 의원이 "7명만 더 모으면 광주를 가져올 수 있다", "내년 총선에서 30명의 후보를 내 (새정치연합을) 뒤집겠다"며 턱밑에서 위협을 가하고 있어 호남 민심을 잡기 위해서라도 고강도 쇄신과 인재영입 경쟁을 동시에 치러야 하는 처지에 내몰렸다.
문재인 대표도 이런 절체절명의 위기를 의식한 듯 선거 이튿날인 지난달 30일 고위정책회의에서 "더 크게 개혁하겠다"고 약속한 뒤 만찬을 열고 주요 당직자들에게 쇄신안을 논의했다.
이후 문 대표는 공식일정을 최소화하며 '고심 모드'에 돌입한 상황이다.
지도부는 기존의 당무혁신실 등이 사실상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 아래, 총체적 개혁을 위한 강력한 제도정비가 필요하다는 데 뜻을 모으고 있다.
대표적으로 혁신작업을 전담할 가칭 쇄신위원회를 구성하는 방안이 대표적으로 검토된다.
냉철하게 개혁을 끌고가기 위해 위원장 등을 외부 인사로 구성, 독립 기구로 둬야 한다는 주장도 함께 나온다.
이와 함께 재보선 패배의 원인을 평가·분석하는 기구를 신설하자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다양한 쇄신안이 쏟아지고는 있지만, 문 대표가 얼마나 강력하게 개혁을 밀어붙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선거 패배에 따른 후유증으로 지도부 책임론이 불거진 상황에서 강력한 리더십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오히려 지금은 거창한 쇄신 움직임보다는 조직 안정을 최우선으로 한 '조용한 혁신'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당 관계자는 "급작스런 조직개편은 분위기만 더 어수선하게 만들 수 있다"면서 "이미 당무혁신실이나 공천혁신단, 네트워크정당추진단 등이 있는 만큼 이들의 활동에 뒤를 받쳐주는 형식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당내에서는 매번 쇄신을 약속하고도 말로만 그쳤듯이 이번에도 크게 다르지 않으리라는 자조 섞인 푸념이 나와 지도부의 발걸음을 무겁게 하고 있다.
한경닷컴 뉴스룸 b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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