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변심' 우려
[ 이고운/심은지 기자 ] 엔저 우려에 중국인 관광객(요우커) 수혜주와 자동차주가 직격탄을 맞았다. 원·엔 환율이 100엔당 800원대에 머물 수 있다는 분석에 따라 외국인의 한국 증시 매수세에 제동이 걸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29일 호텔신라는 전날보다 10.48% 급락한 11만1000원에 장을 마쳤다. LG생활건강은 84만7000원으로 2.76% 떨어졌다. 한국화장품, 에이블씨엔씨, 산성앨엔에스 등 화장품주들이 일제히 약세였다. 모두 중국 노동절(5월1일)을 전후해 한국을 찾는 요우커가 늘어나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됐던 종목들이다.
엔화 약세로 중국 관광객들이 일본으로 발길을 돌릴 것이라는 전망에 투자심리가 얼어붙었다는 분석이다. 중국 정부가 일부 수입품의 관세 인하를 확대해 요우커의 해외 소비를 줄이는 정책을 검토한다는 소식도 악재로 작용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원화 강세, 엔화 약세로 올 1분기 중 일본을 방문한 요우커 증가율은 93%에 달했지만 한국을 찾은 요우커는 37% 늘어나는 데 그쳤다”고 말했다.
천정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기업에 비하면 일본 수혜주들의 상승여력이 크다”며 “일본 면세점업체 라옥스와 비데업체 토토가 수혜주로 꼽힌다”고 말했다.
일본 회사들과의 경쟁구도 때문에 대표적인 엔저 피해주로 분류되는 자동차주도 부진했다. 현대차는 0.87% 떨어진 17만1000원에 마감하며 3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현대모비스도 0.42% 떨어졌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0.23%(5.04포인트) 하락한 2142.63으로 장을 마쳤다.
전문가들은 원·엔 환율 향방에 따라 최근 한국 증시의 상승을 이끌어온 외국인이 ‘변심’할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600억원어치 이상을 순매도했다.
이고운/심은지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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